북한군 추정 남성이 러시아군 추정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 /텔레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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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전선에서 드론 공격과 관련된 경험담을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2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친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계정 ‘엑사일노바 플러스’(Exilenova+)는 지난 17일 올린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보이는 남자가 숙소에서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남자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군 추정 남성이 러시아군 추정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 /텔레그램 |
영상을 보면, 북한군 추정 남성이 들뜬 목소리로 과장된 손짓을 섞어가며 “어 드론, 드론 계속 날아와 계속”이라며 명확한 한국어로 말한다. 맞은편에 있던 러시아군 추정 남성이 러시아어로 반응하자, 이 남성은 “어 꽝, 꽝”이라고 답한다. 언어는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손짓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또 다른 남성이 한국어로 드론을 과장해 묘사하는 모습을 보고 웃는 음성도 담겼다.
북한군 추정 남성은 맞은편의 한 물체를 가르키며 “저걸로, 저걸로, 저걸로 넉 대, 넉 대 체티레(러시아어로 숫자 4를 의미)”라고도 말한다. 이에 영상을 촬영하던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영어로 “포(four·4개) 포? 드론?”이라고 묻자, 북한군 추정 남성은 총을 공중에 겨냥한 자세를 취하곤 “땅땅땅땅 해 가지고 쓰리(three·3개)”라고 답한다.
영상은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영어로 “굳 가이”(Good Guy·좋은 사람)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 대화 내용으로 미뤄볼 때, 북한군 추정 남자는 우크라이나군 드론 4대를 목격했고 그중 3대를 총으로 격추했다고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7일과 19일 연달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드론으로 공격해 다수 사상자를 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눈 덮인 들판에서 병사들이 황급히 드론을 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의 사망자가 최소 100여명으로 파악된다며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해서 피해 규모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은 눈 덮인 들판에서 짙은 색 옷을 입고 이동하다 무방비 상태로 드론 공격을 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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