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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정용진 "트럼프와 10~15분 심도 있는 대화"…정재계 중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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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와 직접적 친분 활용한 국내 첫 인사

방위비·관세 우려 속 한미 관계 '가교 역할' 주목

아주경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마러라고 사저를 방문한 끝에 그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21일 오전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르기 전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마러라고 방문 기간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했고, 여러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10~15분 정도 나눈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2.0 시대 실세로 꼽히는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에 방문했으며 장남은 물론,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와 미국과 한국 기업 간 정 회장의 가교 역할에 대해서 관심이 쏠렸지만, 말을 아끼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자신은 기업인이고 이번 방문은 트럼프 주니어와의 개인적 친분에 따라 이뤄진 것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고, 자신이 한국 재계와 트럼프 당선인 사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그 일원으로 참석할 수 있다며 외교 당국 업무에 '월권'하지 않으려는 인상을 심어주려 했다.

정 회장의 이런 자세에도 불구하고 정재계에서 바라보는 그의 경제 외교 역할과 관련해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재계를 비롯해 정치권이나 행정부 등 국내 인사 중에서는 미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을 처음 만난 이로 손꼽힌다.

정 회장은 수년 전부터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을 쌓아왔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아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인선이나 정책에서 '막후 실세'로 활동 중이다.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깊은 정 회장이 트럼프 2기 동안 직간접적으로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또한 트럼프 2기 정부가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무차별적인 공세와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국내 정치상황은 탄핵 정국이라는 대혼란에 빠지면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외교를 비롯해 대미(對美)관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여파로 정부의 외교 컨트롤타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만큼 주요 기업들도 트럼프 측과 직접 네트워킹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한국에 대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이번 대선 과정에 제시한 10~20% 보편 관세 부과 공약도 예외 없이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가적으로는 한미관계나 대북관계와 같은 정세, 경제적으로는 미국 관세에 따른 청구서와 보조금 인하 문제, 투자 향방 등이 달라져 정 회장의 향후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정 회장과의 대화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캠프 관계자들이 한미 간 관계 구축이나 북핵 등 한반도 문제 대응에 있어 어떤 의중이 엿보였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 등의 현지 진출, 신세계그룹 차원에서의 계열사들 글로벌 사업 전략 면에 있어서도 어떤 변화와 성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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