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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윤석열 방 빼라” “경찰 차 빼라”…시민·농민, 남태령역 앞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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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앞 차로에서 한 시민이 경찰의 차벽 해제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머리 위로 들고 있다. 오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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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타고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경찰과 대치로 밤을 지새운 거리의 현장에 시민들의 발길과 후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30여대·화물차 50여대는 전날 정오쯤 서울에 진입하려다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저지된 뒤 약 23시간째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전농TV’ 등 유튜브 라이브방송으로 대치 사실을 접한 시민 3000명(전농 추산)은 오전 8시부터 전농과 경찰이 대치하는 현장을 찾아 남태령역 위 8개 차로 50m가량을 메웠다.

이날 오전 10시 전농 측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구속 농민행진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교통 불편으로 공공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고된 행진을 자의적으로 막아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이) 내란에 부역해 경찰 수뇌부가 구속돼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내란공범을 자처하고 있는 꼴”이라며 “당장 차 빼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경찰 차벽을 치우라고 요구하며 K팝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고 “경찰 차 빼라” “윤석열 방 빼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새벽에 라이브방송을 보고 다급히 택시를 타고 왔다는 20대 여성 A씨는 발언대에서 “지난밤 경찰이 시민을 길거리에 가두는데도 우리는 모였다. 직접 오지 못한 분들은 라방을 보며 길 위의 우리에게 연대하고 있다”며 함께한 시민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한모씨(22)는 “사람이 많으면 안전하다는 것을 아니까 다들 무서워 나오게 된 것”이라며 “새벽에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서 (남태령역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각양각색의 시민들을 본 전농 측은 ‘농민가’ 가사 중의 ‘형제’라는 단어를 ‘우리’로 바꾸어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 후원도 쏟아졌다. 시민들은 배달 앱으로 핫팩·여성용품·물·간식·가글용품 등을 현장에 보냈다. 이날 오전 9시50분 배달 기사 B씨는 핫팩·간식 등을 배달했다. 그는 “오늘 배달은 11만8000원어치인데, 핫팩이랑 물을 배달해 달라고 해서 왔다”며 “오늘 배달 기사들이 이쪽으로 배달이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경남·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출발한 전농 측은 19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뒤 상경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농은 전날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장으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서울경찰청은 교통 불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제한 통고’를 했다. 경찰이 전농 진입을 막으려 차벽을 세우고 과천대로 양방향을 통제하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2명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연행됐다.

대치가 장기화하며 시민 안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오전 7시쯤 저체온 증상을 일으킨 집회 참가자가 병원에 후송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집회 참가자의 진료권과 건강권 침해에 따라 구급대원의 집회 현장 배치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경찰 측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전농 측은 오후 2시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농민 행진 보장 촉구 시민대회를 연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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