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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中 부동산 장기불황에...헝다, 비구이위안 이어 완커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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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국유자본 배경..완커 유동성 위기설

中, 보험사에 완커 리스크 노출 보고 지시

완커 디폴트…中정부 구제 나설까

아주경제

중국 4대 부동산 개발상인 완커도 최근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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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경기 불황 속 4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 Vanke)마저 유동성 위기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자 중국 금융당국이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은 완커가 디폴트 위기를 면하려면 얼마나 많은 지원이 필요한지 평가하기 위해 대형 보험사에 완커 리스크에 얼마나 많은 금액이 노출돼 있는지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2025년 5월 만기인 완커의 달러 표시 회사채는 지난주에만 약 10센트 하락했다. 1년 새 최대 주간 낙폭으로, 현재 완커 달러채 가격은 달러당 80센트에 머물고 있다. 2027년 만기 달러채는 49센트까지 곤두박질쳤다.

완커는 1991년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선두 부동산 개발사로 대표적인 우량 부동산 업체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국유기업인 선전메트로가 완커의 최대 주주로, 사실상 국유기업 배경의 부동사 개발업체이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이 파산 위기에 빠진 후에도 건재했던 완커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 부동산 경기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완커는 올 들어 매출액도 급감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부동산 판매면적은 1330만8000㎡, 판매액은 1812억 위안(약 35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6.8%, 35.4% 감소했다. 올 상반기엔 98억5000만 위안의 순손실도 기록했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완커의 신용평가 등급을 기존의 'BB-'에서 'B+'로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완커는 내년 역내 만기 혹은 콜옵션 행사가 도래하는 채권은 16개로, 액수는 약 330억 위안에 달한다. 역외 달러채 채권은 2개로 약 36억 위안 규모로 중국 매체 36kr은 집계했다. 내년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셈이다.

수진 천 제프리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부동산 거래가 반등하지 않고, 부동산 경기 불황 속 자산 매각 속도도 더뎌지면 더 신중해진 은행들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며 "완커가 예상보다 더 빨리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완커가 디폴트 위기에 처했을 때 중국 정부가 구제할 가능성은 50%보다 낮다고도 내다봤다.

한때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 역할을 했던 부동산 시장은 2021년 말 헝다그룹 디폴트 사태 이후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대형 건설사들의 디폴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 액수만 1300억 달러가 넘는다. 디폴트가 잇달아 터지며 부동산 업체들의 채권 발행도 위축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서 중국 본토와 홍콩 부동산 업체들이 발행한 채권액은 모두 673억 달러로, 약 10년 새 연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9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췄으며, 구매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다. 지방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 여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정부가 대규모 지방 정부 부채 대환 정책도 발표했다. 이달 열린 중국 연간 최대 경제 업무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내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중국 주택 가격 하락세가 차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단 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중국 신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7% 하락했다. 17개월 연속 침체가 이어졌지만 낙폭은 지난 10월 통계(-5.9%)보다 줄어든 것이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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