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종 전 연구원장 "트럼프 당선자 인사 접촉해야…의원 외교 강화 중요"
성치훈 교수 "트럼프 입장에서 韓우선순위 상당히 밀려있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우리나라 외교는 사실상 '일시 정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아 당분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외교를 이어 나가야 하는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대국 정상과 외교적 격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정부는 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간의 조기 만남을 기대했었지만, 사실상 만남이 불발되면서 한·미 정상회담 또한 이른 시기에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한 권한대행 방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연스럽게 트럼프 당선자와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자 측 의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우리나라 외교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국내 정치적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당선자가 만나더라도 정상외교 차원의 만남이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2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어떤 방식이든 빨리 국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 캐비닛 사람하고 접촉하고 의원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 쪽의 공화당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자라 해도 의원들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등을 고려해 우리 기업들 핵심 이익을 위해 의원들과 접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연구원장은 "지금은 정상 외교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정치적 불연속성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치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상 외교도 아니고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자와 직접 만나지는 못할 것 같다"며 "트럼프 머릿속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상당히 밀려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혹여 만나더라도 권한대행이기 때문에 한·미 외교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회복 정도를 말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성 교수는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의 시선을 바꿔 안정감을 줘야 한다"며 "외교적 진척보다는 한국의 상황 안정성을 어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우방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흔들림 없는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튿날인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한·미 동맹이 굳건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9일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약 20분간 통화하고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
또 한·미 외교 장관은 21일 전화통화를 통해 대면 협의를 위한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양국 대면 협의는 내달 중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측은 6일에도 통화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아주경제=최윤선·이다희 기자 solarcho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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