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이 트랙터를 몰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다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가로 막혀 밤새 대치한 다음날인 22일 트랙터가 멈춰 서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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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와 파면을 촉구하는 농민단체의 상경 투쟁 길을 경찰이 막아서자 22일 정치권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야당 국회의원은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벌어진 경찰과 농민의 대치 현장을 찾는 등 항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성회, 문금주, 이소영, 임호선, 채현일 의원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났다. 이들은 농민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던 남태령 고개 현장을 지키다 경찰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해 경찰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태령 고개에서는 전날부터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진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농민들이 경찰과 밤샘 대치를 이어 간다는 소식에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현장을 찾았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남태령 현장 기자회견에서 “춥고 어수선한 심야 시간에도 이곳은 정말 질서정연하고 뜨거웠다. 밤새 이곳으로 달려온 분들이 마스크, 가글 등 수많은 물품을 가져왔고 행여나 동날까 봐 아끼고 나누고 정리하며 밤을 지새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진보당은 이날 “경찰은 당장 한남동 관저로 향하는 농민들의 정당한 행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미선 진보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앞에서 시민들을 막고 계엄군에게 협조하던 그 경찰들이 다시 또 농민들과 시민들을 막아 세웠다. 참담하다”며 “자신들이 누구를 경호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경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27시간 넘게 이어진 대치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된 상경 투쟁 참가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과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자 2명이 전날 오후 10시50분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정의당은 성명을 내고 “내란에 동조하지 말고 지금 당장 철수하라. 폭력적으로 연행한 시민들을 즉각 석방하라. 더 이상 농민의 길을 막지 말라. 평화로운 행진을 보장하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농민들은 경남 진주와 전남 무안에서 출발해 6일을 달려 올라왔다”며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치는 마음이 농민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농업 4법을 또다시 거부당한 농민의 분노는 이미 하늘까지 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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