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은행업·첫 배당…올해 해외법인 성과 가시화
미국 증권사 인수·AI센터 개소…김동원 색깔 내기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한화그룹 승계 방향이 정해지면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최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이후 피플라이프를 필두로 한화저축은행을 최근에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은 후 글로벌 금융회사까지 종합금융그룹 진용을 갖추고 있다. 김동원 사장 M&A 성과와 향후 한화생명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살펴본다.다. <편집자 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2024년 글로벌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작년 최고디지털책임자(CDO)서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업무를 바꾸고 사장으로 승진한 뒤,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해외 현지 금융사도 M&A로 두각을 보이며 자신의 색깔을 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 베트남 해외법인 첫 배당,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미국 AI센터 개소 등 글로벌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이번 글로벌 성과는 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난 점에서 의마가 깊다. 오너 3세인 김동원 사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사업성과로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보스포럼 참석 등 김동원 사장 글로벌 대외활동 성과로
올해 한화생명 글로벌 활동 중 가장 돋보인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그룹 산하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했다. 노부은행은 1990년에 설립, 2023년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수준의 중형은행이다.
이번 인수로 한화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해외시장서 은행업을 영위하게 됐다.
인도네시아에서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운영중인 재계 6위 ‘리포그룹’ 소속으로 현지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2023년 기준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 주력상품이다.
노부은행 인수로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마련이 가능해졌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상품과 지난해 3월 지분을 매입한 LGI(Lippo General Insurance) 손해보험 상품 판매로 시너지도 극대화됐다.
노부은행 인수 배경에는 김동원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김동원 사장은 김동원 사장은 과거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등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석했다. 이를 통해 넓혀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실제 사업까지 추진하는 등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김동원 사장은 올해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Lippo)’그룹의 존 리아디(John Riady)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지난 1월 리포그룹 존 리아디 대표와 김동원 대표는 노부은행 지분투자건과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포그룹 대표와는 지난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후 우호적 협력관계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작년 인도네시아 법인 ‘리포손보’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현재 리포손해보험사인 LGI(Lippo General Insurance)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한 상품군과 채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임베디드 보험 기반 테크사 파트너십 구축, 자동차 보험 의무화 대비 다이렉트 상품 기반 마련 등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 라이선스까지 획득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에도 속도가 붙었다.
한화생명은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왔다.
한화생명은 2012년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개인영업채널 확장, 방카슈랑스 제휴 확대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니 진출이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작년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자카르타에서 삼성화재, KB손해보험과 'K-Insurance New Vision Forum'을 개최하기도 했다.
베트남 법인 첫 배당으로도 금융권 관심을 받았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 3월 한화생명에 1000억원(약 54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해외법인이 국내 본사에 배당을 한 사례는 전 금융권을 통틀어 최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 2016년, 설립 8년 만에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서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바 있으며,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개년 연속 꾸준한 흑자를 달성한 결과 누적 결손을 완전히 해소했다. 누적 결손 해소는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다.
베트남 법인은 영업 첫 해인 2009년 21억원이던 수입보험료는 2023년 2105억원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 성과에도 김동원 사장이 추진한 e스포츠도 기여했다. 한화생명 2018년 인수해 활동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팀 한화생명e스포츠(HLE)는해외에서 한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생명 게임단이 지난 6월 베트남에서 연 팬 페스타에는 1500명 참석에 1만5000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e스포츠팀 인수는 김동원 사장이 젊은 세대 공략을 위한 마케팅, 상품 전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넘어 미국 증권사까지 인수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인수했다. 미국 증권사 인수는 노부은행에 이어 국내 보험사 최초다.
2003년에 설립된 ‘벨로시티’는 뉴욕을 거점으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반의 정통 증권사다. 벨로시티는 청산·결제 서비스,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미국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 금융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기관 투자자로서 대체 투자 분야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전통적으로 기관에만 제공되던 다양한 투자 기회를 개인 고객들에게도 제공함으로써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부동산 투자법인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한화생명은 2019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사무소를 개소하고 미국 시장을 파악해왔다.
2022년에는 100% 지분 투자를 통해 미국 부동산 투자 법인 'DP Real Estate America LLC'를 설립했다.
미국 부동산 투자 법인은 2022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핵심 지역인 유니온스 퀘어 권역 내의 신축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다.
최근에 미국에 AI센터도 개소했다. 한화 AI 센터는 AI 연구와 동시에 현지 유수 대학, AI 스타트업, 투자사 등과의 활발한 네트워킹 및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AI 시대 금융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담론을 제시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 역할도 수행할 방침이다.
이번 미국 AI센터 개소도 김동원 사장 네트워크가 역할을 했다.
한화 AI 연구소와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스탠퍼드대학교 HAI(Human-Centered AI) 소장 제임스 랜데이(James Landay) 교수와 김동원 사장은 지난 다보스포럼 때 생성형 AI시대의 전망과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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