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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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순매매 동향을 집계해 보면 특이한 현상이 하나 관찰된다”며 “삼성전자 한 종목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실제로 한국 시장을 12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8월까지 누적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25조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9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이달까지 올해 누적 순매수는 1조5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런데 이 순매도의 대부분이 사실상 삼성전자 보통주 한 종목이다.
9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19조8115억원인데 삼성전자 보통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가 18조9767억원(약 96%)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거의 팔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2025년을 내다보는 지금 지나치게 비관적 시각에 매몰되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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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격하게 퇴색됐다”며 “보편관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소형주와 성장주 우세 국면이 올 것이라 섣불리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움직임을 되짚어보면 IT 버블이 붕괴된 직후였던 2003년은 중소형 성장주가 우세했다. 이후 중국발 시설투자(CAPEX) 장세가 전개되며 2008년까지는 가치주 장세로 전환됐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발발 이후 제로금리 환경이 지속됐지만 중국발 소비부양 장세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도 가치주 우위가 지속됐다.
2012년부턴 본격적인 디플레이션과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며 4년간 중소형 성장주 사이클이 이어졌다. 2016~2019년은 이머징마켓(EM)의 경기 반등과 반도체 수퍼 사이클 붐을 탄 대형주 장세였다가 2020년 코로나 발발로 국면이 또 한 번 전환된다.
박 연구원은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2025년엔) 가치주에 머물러있는 것이 편안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연구원은 “밸류업 기대감이 퇴색하긴 했으나 이미 공식적으로 발표된 기업가치 제고계획 자체를 없던 일로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또 “배당기산일을 내년 초 이사회 결의 이후로 바꾼 회사들은 결산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내년 1분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표 가치주인 조선 업종도 밝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국 조선사들과 우호적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4명이 초당적으로 조선업 강화법(SHIPS for America Act)을 발의하기도 했다.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장려하고 중국 선박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이 법엔 ▲백악관 내에 해양 안보 보좌관직 신설 ▲미국 상선을 10년 내 250척까지 확대 ▲조선소 투자에 25%의 투자세액공제 신설 등이 포함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산 상선을 구하기 어려울 경우 외국에서 건조한 상선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선박 수리도 다른 국가에 개방한 것으로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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