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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사설] 탄핵소추 반대한 국민의힘, 사과와 변화도 거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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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16일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비상대책위원장도 뽑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24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계엄을 선포해 국회 탄핵소추를 받았지만 국민의힘은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분까지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의총을 열었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거나 권영세·나경원·김기현 등 중진 의원들이 맡는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권 원내대표가 당 안팎 인사들을 접촉 중이라고 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 김재섭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등 젊은 인사들을 앞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 또한 불발됐다고 한다. 중진들이 막후에서 자리 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이 이번 계엄 사태 때 보여준 모습은 무책임했다. 느닷없는 계엄 선포를 해제하기 위한 국회 표결에 대부분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사태가 이어졌을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당론으로 반대했다. 반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이 사태에 책임이 큰 친윤계는 반성이 아니라 탄핵소추에 찬성한 ‘부역자’를 색출하겠다고 나섰다. 의원 단체 텔레그램방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는가 하면, 비공개 의원총회 발언 녹음까지 외부로 유출됐다. 상식 있는 국민이 혀를 찰 일만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이제 문화까지 세계를 리드하는 선망받는 나라를 하루아침에 정정이 불안한 제3세계 국가처럼 만든 책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어떻게 선거에서 표를 달라고 할 것인지 알기 어렵다. 국민 다수의 시선은 외면하고 극단적인 일부에게 영합하면서 어떻게 정당으로 존립하려는지도 의문이다. 지금으로선 변화가 아니라 ‘친윤당’ 색채가 더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래선 점령군 행세를 하는 민주당의 폭주와 독주를 견제할 수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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