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아, 내년 재선 도전 앞두고 휴직하면 '갈등관계' 부통령이 대행
직무 복귀한 에콰도르 부통령(오른쪽)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전 세계에서 현직 가운데 최연소 국가 지도자로 알려진 다니엘 노보아(37) 에콰도르 대통령이 갈등 관계인 부통령을 배제한 채 내년 대선 선거 운동을 벌이려다 법원에 의해 발목이 잡혔다.
누비아 베라 에콰도르 판사(키토 가정법원)는 23일(현지시간) 베로니카 아바드(48) 부통령에 대한 노동부의 150일 직무정지 결정 효력을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는 이유를 들어 멈추라고 명령했다고 엘우니베르소와 에쿠아비사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에콰도르 노동부는 아바드 부통령이 여드레 늦게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는 것을 문제삼아 지난달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차기 정부가 내년 5월 출범하기 때문에 사실상 임기 종료에 가깝다.
아바드 부통령은 이에 대해 "부당한 결정"이라며 법원에 효력 정지 처분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은 노보아 대통령과 아바드 부통령 간 반목과 관련돼 있다.
탄핵 위기에 놓였던 기예르모 라소(69)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 결정에 따라 이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보궐선거 성격의 대선에서 당선된 중도우파 성향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 아바드 부통령과 정치적 이념 차이 등으로 충돌하며 1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아바드 부통령은 스페인 우익 정당 복스(VOX)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정도로 정치 이념에서 대통령보다 오른쪽에 치우쳐져 있다.
노보아 대통령은 아바드 부통령을 자신 주변에 두는 대신 '이스라엘 평화 특사'로 텔아비브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일할 것을 지시했고, 아바드 부통령은 이에 "미국조차 못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
이후 아바드 부통령은 튀르키예 주재 공관으로 전보되고 그의 아들은 수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곡절을 겪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전했다.
두 사람은 좌파 계열 야당 후보와의 경쟁 우위 확보와 지지층 확장을 위해 손을 잡았으나, 결과적으로 '화학적 결합'엔 실패했다는 평가를 현지에서 받고 있다.
이날 에콰도르 사법부 결정은 재선 도전을 노리는 노보아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초 노보아 대통령은 내년 2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무급 휴직을 한 뒤 유세를 펼칠 계획이었지만, 이대로라면 아바드 부통령이 그의 직무대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바드 부통령은 법원 결정 직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부통령 집무실로 출근할 예정"이라며 "(대통령 부재 시) 정당하게 부통령으로 선출된 제가 대통령 직무를 대신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쿠아비사는 보도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코뮤니칼리사·Comunicaliza)에서 지난 16일 발표한 대선 후보별 투표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보아 대통령은 32.6%로, 2위 루이사 곤살레스 예비후보(29.9%)보다 근소하게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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