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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여자·아이만 풀어준다" 총·수류탄 차고 비행기에…3명 살해한 괴한들[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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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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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24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GIA)에 피랍된 에어 프랑스 8969편./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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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알제리 알제 우아리 부메디엔 국제공항에서 에어 프랑스 소속 여객기가 도착지인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향해 이륙하던 중 4명의 무장 괴한들에 의해 억류됐다.

'이슬람 무장단체(GIA)' 소속으로, 인질극 과정에서 인질 3명을 살해했다.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무장단체 괴한들은 모두 사살됐고 무고한 희생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12년 프랑스에서는 해당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어썰트'가 개봉됐다.


"인질 3명 살해"…200여명 탑승 비행기에 침입한 무장 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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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헌병개입단(GIGN)은 조종석 창문으로 승무원 한 명을 끌어내렸고 여객기 앞 출입 계단에서 조종실로 3~4개의 수류탄을 투척했다. 수류탄에서 불꽃이 일자 요원들은 잽싸게 작전을 실시했다.격렬한 총격전 끝에 GIA 괴한들은 모두 사살됐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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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24일(현지시간) 오전 11시15분쯤 에어프랑스 8969편은 알제리 공항에서 프랑스 샤를 드골 국제공항으로 향할 준비 중이었다. 기내에는 200명을 훌쩍 넘는 탑승객이 타고 있었다.

이때 비행기 정비사 복장을 한 채 GIA 괴한 4명이 기내에 침입했다. 괴한들은 소총과 권총, 수류탄 등으로 무장했고 승객들의 여권을 보며 신원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알제리 경찰과 베트남인 등 인질 2명을 살해해 기체 밖으로 내던졌다. 여자와 어린이는 풀어줬지만, 나머지 200여명의 승객은 여전히 붙잡아뒀다.

무장 괴한들은 사형제도가 없는 독일 혹은 프랑스로 가길 원했지만, 알제리 정부는 특수부대 요원들을 주변에 배치해 공항 내 이착륙을 전면 중단시켰다.

다음날 무장 괴한들은 회교구국전선(FIS)의 지도자 2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알제리 당국이 무장 괴한 두목의 어머니까지 섭외해 협상하려 했으나 잘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GIA 괴한들은 프랑스 대사관 소속 요리사 1명을 추가로 살해했다.

소식을 접한 프랑스 당국은 프랑스군과 더불어 테러 부대 '헌병개입단(GIGN)'을 알제리로 떠나보내기 위한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또 여객기가 파리로 향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결국 알제리는 하늘 문을 열기로 했다. 대신 급유 문제로 종점이었던 샤를 드골 공항이 아닌 마르세유 프로방스 국제공항으로 향했고, 여객기는 26일 새벽 3시가 넘은 시각 마르세유 공항에 기착했다.

GIA는 약 6시간 안에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추가로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기한을 훌쩍 넘은 오후 5시가 돼서도 괴한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공기 피랍 사건은 끝났지만"…GIA 악행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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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프랑스 8969편 창문과 동체에 난 총알 구멍./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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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는 시간을 끌며 GIGN 요원들을 현장에 투입할 채비를 마쳤다.

GIGN은 조종석 창문으로 승무원 한 명을 끌어내렸고 여객기 앞 출입 계단에서 조종실로 3~4개의 수류탄을 투척했다. 수류탄에서 불꽃이 일자 요원들은 잽싸게 작전을 실시했다.

격렬한 총격전 끝에 GIA 괴한들은 모두 사살됐다. 프랑스 GIGN 요원들과 승객들도 구조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 피랍 사건은 막을 내렸지만, GIA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이튿날 알제리의 티지-우주 마을의 가톨릭교회에서 신부 4명(프랑스인 3명, 벨기에인 1명)이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건 범인 역시 GIA로, 이들은 에어프랑스 피랍 사건에서 프랑스 군에 자신들의 요원 4명이 살해된 것을 보복하는 의미로 신부 4명을 살해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연이어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에 프랑스와 알제리, 두 나라의 외교 상황은 경색됐다.

프랑스는 항공기 피랍 당시 알제리 정부에 프랑스 군 개입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당했다며 알제리의 해결방식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추가 보안 조치가 마련되기 전까지 프랑스와 알제리를 잇는 항공기와 선박 운행을 일시 중단시켰다.

반면 알제리 측은 프랑스 당국이 에어 프랑스 피랍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을 '침략자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GIA(이슬람 무장단체)란?

GIA는 지난 1992년 결성됐다. 이들은 급진 이슬람 수니파로, 주로 알제리 및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GIA는 1991년 FIS의 승리가 거의 확정됐던 총선을 군사정부가 인정하지 않자 이에 분노한 과격주의자들에 의해 조직됐다. 반정부 테러 및 프랑스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테러 활동을 벌여오다 2004년 알카에다 마그렙지부로 통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일반 무슬림 중산층을 대상으로 약탈·갈취 등을 일삼고 이슬람 극단주의 신봉을 강요하면서 민심을 잃게 됐고 재원도 고갈됐다. 또 내부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최근엔 세력이 약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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