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루이지 만조니./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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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살해한 루이지 만조니(26)가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만조니의 변호인은 이날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살인 및 테러 혐의에 대해 “제 의뢰인은 모두 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만조니의 변호인인 카렌 프리드먼 아그니필로는 “제 의뢰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며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을 비롯한 주 정부 관료가 사건을 완전히 정치화하며 배심원단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덤스 시장은 앞서 지난주 만조니 호송 당시 현장에 나와 경찰관들과 함께 이동했다. 그는 지역 방송국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뉴욕 시민이 사랑하는 이 도시에서 당신이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그니필로는 이에 대해 “내가 일하면서 본 것 중 가장 큰 무대에서 연출된 장면이었다”라며 “전혀 불필요한 일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또 “의뢰인이 ‘인간 탁구공’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만조니 사건은 연방검찰과 뉴욕주 검찰에 의해 각각 다뤄지고 있다. 연방검찰과 주검찰은 만조니를 별도로 기소해 병행 심리할 예정이다. 연방 검찰 기소 건의 경우 유죄라면 최고 사형을, 지방 검찰 기소 건의 경우 유죄라면 최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각각 선고받을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만조니는 지난 4일 오전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옆 인도에서 소음기 달린 권총으로 톰슨 CEO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만조니는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아이비리그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톰슨이 운영하던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미 최대 건강보험사로,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행태로 악명 높은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만조니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하다. 그를 응원하는 일부 시민들은 그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날 재판이 진행되는 법원 밖에도 만조니 지지자 수십명이 모여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입을 모아 “루이지 석방” 구호를 외쳤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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