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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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대법원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취하서를 제출했다. 상고심에서 재산 분할 관련 다툼은 이어가지만 혼인 관계 종료는 확인받겠다는 취지에서다.

최 회장 쪽은 24일 한겨레 통화에서 “이혼 부분에 한정해 소를 취하한다는 의미이고, 재산 분할과 관련한 소송은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며 “2심 재판과 관련해 최 회장 쪽은 재산 분할과 관련해 상고했고, 노 관장 쪽은 상고도 하지 않았다. 혼인 관계 종료는 아예 다투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에서 심리하고 있다. 지난 5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000억원의 재산분할금과 2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최 회장은 상고를 제기한 상황이다. 법리 오류와 과도한 재산분할, 1심 대비 위자료 20배에 이르는 징벌적 판결 등을 문제 삼았다.

이어 최 회장 쪽은 지난 4일 이혼 소송 확정증명원 신청서를 냈다.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재산 분할과 별도로 이혼을 확정하겠다는 취지다. 이번에 제출한 소 취하서 역시 이혼 부분을 다투지 않고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다. 최 회장 쪽은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6월21일에도 확정증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 관장 쪽은 이에 대해 “최 회장 쪽의 거듭된 판결 확정 증명 신청은 재산분할 없이 조강지처를 축출해 보겠다는, 소송 초기부터 일관되어 온 가정파괴 시도의 일환”이라며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대한 판결 확정 이전에 이혼에 대해서만 판결확정증명이 발급된다면, 이는 사법부가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호라는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처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 관장은 최 회장 쪽의 위와 같은 초헌법적이고 위법한 형태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쪽은 이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어 “본 건은 노 관장 쪽에서 이혼을 청구해 인용되었고, 이에 따라 법적으로 이미 확정됐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입장”이라며 “이혼 확정 이후 가족관계등록부 정리를 위한 것이 확정 증명원 신청이고, 특히 최 회장처럼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의 지위를 가진 경우에는 법 위반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조속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인척의 3촌까지는 특수관계인으로 계열사 신고 대상이다. 특히 노씨 일가의 설립, 보유 관계 등이 불투명하고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