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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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가 박근혜씨의 뇌물수수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범죄 장소로 다시 떠올랐다. 이 안가에서 박근혜와 이재용 등 기업 총수 사이 대가성 거래를 수사해 재판에 넘긴 이가 윤 대통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지난 22일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관리하는 삼청동 안가에서 방첩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외 많은 지휘관급 장성들이 매우 빈번히 회합을 가졌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역시 올해 3월 말 저녁 윤 대통령이 삼청동 안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과 만나 “조만간 계엄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저녁 7시께 삼청동 안가로 조지호(구속) 경찰청장, 김봉식(구속) 서울경찰청장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 등 계엄 선포 뒤 장악해야 할 기관 10여곳이 적힌 A4 용지 1장짜리 지시사항을 건넸다고 한다. 당시 김용현(구속) 국방부 장관이 함께했다.
비상계엄 해제 직후 ‘내란 역풍’이 불기 시작하자, 4일 저녁 윤 대통령의 법무참모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완규 법제처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회동한 장소 역시 삼청동 안가였다. 회동 목적은 함구하고 있지만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에 대한 법률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참석자 대부분은 회동 뒤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정치권에서는 삼청동 안가에서 내란 모의 관련 잦은 회동이 있었던 이유를 보안 외에 유흥설비를 갖췄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스크린 골프장 설치 검토’ 사실을 공개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삼청동 안가를 술집 형태로 개조하려 했다는 제보를 추가 공개했다. 윤 의원은 24일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 측에서 삼청동 안가를 술집의 바 형태로 개조하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삼청동 안가의 ‘용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7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등을 기소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했다. 이 회장의 공소장에는 삼청동 안가가 7차례 등장한다. 박근혜씨가 삼성 경영권 문제 해결과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 등을 맞바꾼 논의를 했다는 내용이다. 롯데 등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삼청동 안가로 불려와 박근혜씨를 만났다.
삼청동 안가는 원래 친일파 민영휘의 아들 민규식 소유 건물이었다. 안가 등기부를 보면, 2009년 경매로 나온 물건을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사들였고,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2월 대통령 경호처가 근처 땅을 맞교환하는 형식으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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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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