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주의 티에스엠시(TSMC) 박물관에 전시된 반도체 생산 웨이퍼.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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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범용(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불공정 무역 조사를 발표하자, 중국이 “명백한 모순”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각) “중국의 반도체 지배를 위한 행위, 정책,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 이는 통상법 301조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부는 “조사는 먼저 중국의 범용 반도체 제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해당 반도체가 방위, 자동차, 의료기기, 항공우주, 통신, 발전, 전력망 등 핵심 산업의 최종 제품에 어떻게 통합되는지도 함께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실리콘 카바이드 기판과 반도체 제조 웨이퍼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대표부는 말했다.
조사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이 불합리하거나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결론이 나면 미 정부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중국산 반도체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왔는데, 이보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거나 아예 수입 제한 조처가 취해질 수 있다.
이번 조처는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범위를 첨단 반도체에서 범용 반도체로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의료기기, 통신, 발전 등 범용 반도체가 쓰인 분야까지 조사하기로 해, 제재의 범위가 매우 넓어질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재가 강해지자, 사양은 낮지만 사용처가 많은 범용 반도체 생산에 열중해 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어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려는 목적과 국내 정치적 필요로 인해 중국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에 대해 새로운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을 혼란·왜곡시키고, 미국 기업·소비자의 이익에도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이어 “미국은 ‘반도체와 과학법’을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른바 ‘비시장적 행위’를 비난하며 중국 산업의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모순적이며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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