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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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인 ‘친윤석열계’ 권영세 의원이 지명됐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의 재정비와 쇄신을 이끌 것”이라고 했으나, ‘쇄신’이나 ‘성찰’과는 거리가 먼 인선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일각에선 “도로 친윤당”이 됐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조직을 두루 역임했다”며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정 호흡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새 비대위원장 후보가 그 책무를 다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화합, 안정과 쇄신이 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6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원회와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친윤계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해온 권 의원 지명을 놓고 “앞으로 당의 쇄신은 요원하지 않겠나”라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공안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2022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윤 대통령 당선 뒤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초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되는 등 친윤계로 분류된다. 권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뒤인 지난 5일 밤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과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를 찾아가 비공개 회동을 하며 임기 단축 개헌 등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하루 뒤인 6일에는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가담한다면 보수 진영 전체의 존립이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했고,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12일 윤 대통령 출당·제명 절차를 밟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비겁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조경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은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며 “국민은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길 요구하고 있는데, (권 의원 지명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계엄부터 해서 수많은 위기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해 중진 의원들의 책임도 있지 않나”라며 “계엄 사태로 여러 중진의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는 게 드러났는데, 해결사로 나선다고 하니 우려가 많이 된다. 국민 입장에서는 ‘또 친윤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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