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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베네치아 해변에도 ‘영희’가… 오겜 D-1, 세계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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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징어 게임 2′ 공개 앞두고

세계 곳곳서 초대형 마케팅 전개

조선일보

이탈리아 베네치아 부둣가에 지난 20일(현지 시각) ‘오징어 게임’ 마스코트인 ‘영희’ 인형을 태운 배가 떠 있고, 분홍색 점프 슈트를 입은 진행 요원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서울·파리·시드니·방콕 등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에 영희 인형이 등장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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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오징어 게임’ 세트장으로 변했다. 스키아보니 해안 부둣가엔 거대한 ‘영희’ 인형을 태운 배가 떠다니고, 한국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졌다. 산마르코 광장 등 도심 곳곳의 명소에는 분홍색 점프 슈트를 입은 진행 요원 200여 명이 활보하며 현지 주민과 관광객의 시선을 끌었다.

26일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 주간에 돌입했다. 2021년 공개된 시즌1은 누적 시청 22억 시간을 돌파하며 넷플릭스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이에 시즌2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본 적 없던 초대형 규모의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번 마케팅에 투입한 예산은 글로벌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 ’브리저튼’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랜드마크마다 ‘영희’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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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2 홍보 행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영희 인형이 왓 아룬 사원 앞에 전시됐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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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항구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인형과 진행 요원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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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마스코트 같은 ‘영희’ 인형은 전 세계 랜드마크를 점령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은 물론이고,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호주 시드니 항구와 태국 방콕의 짜오프라야강에도 영희가 등장했다. 이달 초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456명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팬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참가했다. 미국 LA에서도 4.56km 달리기 행사가 열려 1600여 명이 사전 시사회 티켓을 얻기 위해 질주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23일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은 지식재산권(IP)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넷플릭스의 꿈을 현실화했다”면서 “팬덤·굿즈 문화의 강자인 한국이 마케팅을 도맡으면서 스크린 너머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美·日 등 20여 글로벌 기업과 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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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듀오링고가 협업한 ‘한국어를 배우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캠페인. 미국 뉴욕·LA 등에 한국어로 된 광고판을 설치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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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와 협업도 ‘마케팅의 교본’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창의적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일본·스페인·호주·인도 등 20여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과 맞춤형 광고를 내놨다. 외국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에선 ‘한국어를 배워라,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국어 공부를 빼먹었다가 ‘오징어 게임’의 진행요원에게 끌려가는 광고 영상 ‘한국어를 배우거나, 잡아먹히거나’는 유튜브에서 205만회 재생되며 인기를 끌었다. “아무도 믿지 마라” 같은 드라마 속 문장 40여 개도 한국어 학습 과정에 추가했다. 듀오링고는 “‘오징어 게임’ 시즌1 직후 한국어 학습자가 40% 늘었다. 이 캠페인을 통해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에 ‘오징어 게임’을 검색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도 할 수 있다. 화면 하단에 ‘○△□’가 그려진 갈색 봉투를 누르면 영희 인형이 나타나고, 영희의 눈을 피해 OX 버튼을 눌러 참가자들을 결승선까지 통과시키면 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10월 네이버 지도와 협업해 ‘딱지맨을 찾아라’ 행사가 열렸다. 서울과 부산 곳곳에서 돌아다니는 딱지맨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고, 딱지맨을 찾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화제가 됐다.

◇유통 업계도 ‘오겜’이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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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맥도날드에서 출시한 '오징어 게임 밀'에는 달고나가 포함됐다.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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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도 ‘오징어 게임’이 휩쓸었다. 1년 반 전부터 한국을 주축으로 미국·일본 등 각국의 컨슈머 프로덕트(소비자 제품) 팀이 협업한 결과다. 프랑스 버거킹에선 한국식 치킨과 불고기 샌드위치가 포함된 ‘오징어 게임’ 메뉴가 새로 나왔고, 호주 맥도널드에서 출시한 메뉴엔 달고나가 들어갔다. 달고나 뽑기에 성공하면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받거나, 10만호주달러(약 9000만원) 상금에 응모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GS25·비비고·오뚜기·하이트진로 등 12개 기업이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오소영 넷플릭스 컨슈머 프로덕트 부문 시니어 매니저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한 편의 콘텐츠를 넘어 한국 문화를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했다”면서 “음식·뷰티·패션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에서도 유통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2021년 시즌1의 흥행 이후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9억달러(약 1조3100억원)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제작비는 2140만달러에 불과했다. 홍보에 총력을 기울인 시즌2가 시즌1의 글로벌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총 7부작으로 26일 오후 5시(한국 시각) 세계에서 동시 공개된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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