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스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왓츠앱과 구글플레이 금지를 해제했다. 마수드 행정부는 강경파의 반대 속에서도 앞으로도 인터넷 규제 완화와 여성들의 복장규정 완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AF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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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 정부가 소셜미디어 왓츠앱과 구글플레이 금지를 해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통신부 장관 사타르 하셰미는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인터넷 통제를 완화하는 방향의 첫 발걸음을 뗀다”면서 왓츠앱과 구글플레이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구 8500만의 이란은 마수드 페제스키안 행정부가 들어선 뒤 개혁정책을 펴고 있다.
이란 언론들에 따르면 페제스키안 대통령이 이날 고위급 회의에서 이슬람 강경파의 저항을 물리치고 인터넷 규제 조처 완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강경파는 인터넷이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적성국들이 이란을 공격하는 ‘소프트 전쟁’의 장이라면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개혁파는 이런 억압은 시민들의 불만을 높일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시리아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았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는 등 강경파의 위신이 크게 손상됐다. 또 미국에서는 이란 강경파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어서 강경파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제스키안 행정부는 시민 사회를 옥죄는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하셰미 통신장관은 왓츠앱과 구글플레이 금지 해제와 같은 인터넷 규제 완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슬람 시아파 중심인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엄격한 종교 율법이 사회를 지배해왔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런 규제를 완화하려는 개혁파가 등장하고 있고, 지난 7월 대선에서 페제스키안이 승리하면서 다시 개혁파 정부가 들어섰다.
페제스키안은 최근 엄격한 이슬람 의복 규정을 지키지 않는 여성들을 더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히잡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또 대학에서 쫓겨난 학생들과 교수들 수십명도 복권시켜 이들이 다시 대학에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하셰미 장관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인터넷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것도 상징성이 크다.
강경파는 그동안 X, 페이스북, 유튜브, 왓츠앱,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규제해왔다.
그렇지만 이란 시민들이 이들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이들 플랫폼에 접속했다. VPN은 막지 않았다.
개혁파는 이런 점 때문에 강경파를 ‘위선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개혁파에 따르면 강경파는 시민들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공식적으로 막고는 자신들과 관련이 있는 VPN을 통해 접속할 수 있도록 뒷문을 열어 잇속을 챙기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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