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말레이시아 1호점 오픈
메가·할리스도 몽골, 일본 진출
카페 수 10만 개 육박, 시장 포화
한류 등에 업고 해외 활로 모색
반면 해외 브랜드는 한국行
"프리미엄 커피 시장 잠재력 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위성도시인 엘미나에 19일 문을 연 이디야커피 말레이시아 1호점 전경. 이디야커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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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커피 전문점 수가 10만 개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세계 곳곳에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이 해외에 진출할 적기라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반대로 해외 커피 브랜드는 국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①이디야커피는 1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위성도시인 엘미나 지역에 1호 매장을 열었다. 6월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이후 반년 만에 1호점 영업을 시작한 것. 회사 관계자는 "2025년에 2, 3호점도 오픈할 예정"이라며 "2029년까지 말레이시아에 200개 가맹점을 개점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디야커피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른 동남아 국가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할리스 '난바 마루이점' 전경. 할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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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에 나선 것은 이디야뿐만이 아니다. ②메가MGC커피는 5월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 중심부에 1호점을 열었다. 2010년 창립 후 첫 해외 매장이다. 같은 달 ③할리스도 일본 오사카에 첫 해외 매장 난바 마루이점을 오픈했다. 7월 필리핀 식품업계 1위 '졸리비푸즈'가 인수한 ④컴포즈커피 역시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⑤투썸플레이스 또한 해외 사업 관련 인력을 보강하며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
해외 진출의 배경으로는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성 한계가 꼽힌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커피 음료점 수는 9월 기준 9만6,554개. 2017년 9월 4만3,457개에서 불과 7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5만3,000여 개에 달하는 편의점 수보다 커피숍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고물가, 경기 침체 등이 계속되면서 시장 구도마저 스타벅스를 필두로 하는 프리미엄 커피와 저가 커피로 나뉘고 있다. 중가 혹은 중저가 포지션의 브랜드가 국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 셈이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
반면 K팝∙K드라마 등 K컬처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 진출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 아시아권 국가의 2030 사이에서 한국식 커피나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가 말레이시아 1호점에서 식혜나 군고구마, 불닭파니니, 감자핫도그 등 한국식 메뉴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커피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바삭한 튀김옷과 다양한 양념 소스 등 한국식 치킨이라는 명확한 카테고리가 있다"며 "반면 커피는 한국식 커피라고 이름 붙일 만한 특장점이 없다는 게 한계"라고 했다.
국내에 진출한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 매장 전경. 팀홀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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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업체가 해외로 나가는 사이 해외 커피 브랜드는 속속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 2023년 말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 1호점을 낸 캐나다 국민커피 팀홀튼이 대표적. 팀홀튼은 1년 만에 13호점까지 매장을 늘린 상태다. 또 8월에는 롯데백화점이 '커피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모로코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 1호점을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랄프스 커피, 노르웨이 커피 브랜드 푸글렌도 1호점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전체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지만 프리미엄 커피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지금까지 해외 유명 브랜드가 처음에만 반짝하고 오래가지 못한 경우가 많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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