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3월 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무장 경찰관에게 끌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되고 있다. 포드고리차/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 권도형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와 관련해 헌법소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24일(현지시각) 권씨의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비예스티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권씨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하급심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결정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게 넘기는 판결이 나오자,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권씨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대법원의 결정이 집행되는 것을 막고 두 달 넘게 심리해왔다. 헌재는 이날 결정문에서 “법률 해석 문제는 일반 법원의 권한”이라며 “이번 사건을 전체 맥락에서 고려할 때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헌재의 이번 기각 결정으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는 다시 진행된다. 보얀 보조비치 법무부 장관은 곧 권씨를 어느 나라로 보낼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보조비치 장관은 아직 권씨를 어느 나라로 보낼지 밝힌 적이 없다. 그러나 미국이 권씨의 인도를 강력히 요청해온 점 등에 비춰 미국행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한국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는 미국행을 꺼리는 권씨도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으려 할 것으로 보여, 실제 권씨의 범죄인 인도 문제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권씨는 가상자산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였으나,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했다. 지난해 3월 다시 두바이행 항공기에 타려다 위조여권이 발각되어 체포된 그는 지난 3월 넉 달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