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왼쪽부터)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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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노동조합이 “지금 인권위는 일진들 세상”이라며 “폭력적인 일진들을 방관하는 담임 교사는 바로 안창호 위원장”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 임원진은 지난 24일 인권위 구성원에게 보내는 연말 인사말에서 “인권위원이라는 감투를 쓰고 행해지는 막말과 폭언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기에 더 이상 새삼스럽거나 놀랍지도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급기야 회의 석상에서 ‘입을 닥치라’는 표현이 난무하고,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수갑 없이 체포 가능하다’는 말까지 등장했다”며 “그들은 인권위원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에 존재하는 마치 일진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인권위 노조가 말하는 ‘일진들’은 김용원·이충상 인권위원이다. 김 위원은 지난 19일 인권위 상임위원회에서 동료 인권위원을 향해 “입 좀 닥치라”고 막말을 하는 등 임기 내내 비판을 받아 왔다. 이 위원은 1년간의 인권위 특별감사를 받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확인됐음에도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징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권위 노조는 인권위를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일진들 세상’으로 만든 책임이 안창호 인권위원장에게 있다고 했다. 이들은 드라마 ‘무빙’에서 학교 폭력 신고를 받은 교사가 형식적인 조처를 하는데 그친 뒤 ‘일진들’의 폭력이 더 심해진 일화를 인용하며 “폭력적인 일진들의 존재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방관하는 담임 교사는 바로 안 위원장”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의 리더십은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고, 적절한 조치는커녕 적당한 조치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자’로서 인권위 직원들이 겪는 고통도 이야기했다. 인권위 노조는 “우리는 직장에서 일상이 망가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가 속한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요청하고 진정 사건을 접수해야 할 모순적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사무실 밖은 응원봉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우리의 처지가 고달프지만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자”고 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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