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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기고]세운, 글로벌 도시 서울의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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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중심에 위치한 세운지구는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된 지 거의 20년이 지났다. 1967년 세운상가가 건립된 후 세운상가와 주변 지역은 도심 산업구조 변화, 상권 이동,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의 시대 변화와 도심 인구 감소·고령화로 낙후가 가속화되고 있다.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60년 전에 머문 채 도심 기능은 거의 상실돼 있다. 그간 공공에서는 다양한 재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 중에 있으나 종로를 사이에 둔 종묘라는 세계유산이 있어 문화유산의 보존과 주변 지역의 개발이라는 이슈가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은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품고 있는 도시다. 특히 서울 도심은 다양한 문화유산과 현대적 건축물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자체로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기에 주변 지역의 개발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도시 전체의 매력은 배가될 것이다.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글로벌 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호 공존이 필수적이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낙후된 주변 지역의 개발이 단순히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보완되고 발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선진 글로벌 도시들은 이미 문화유산을 단순히 도시 내 하나의 점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주변 지역을 통합한 면으로 관리하면서 문화유산의 보존과 도심의 개발이라는 목적을 균형 있게 달성하고 있다. 런던은 런던 계획과 조망관리체계를 통해 도시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의 균형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도쿄 역시 도쿄 대개조 계획을 통해 일본의 문화유산과 현대적인 개발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조성한다.

세운지구는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녹지축과 청계천의 동서 수경축의 중심으로 서울의 자연을 회복해 시민들이 도심의 생태녹지와 종묘의 문화유산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도시공간으로 조성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쇠퇴하고 낙후된 도심이 일자리, 주거, 문화가 어우러져 활력이 넘치는 고품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서울 도심의 신거점 공간이 될 필요가 있다.

서울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다. 이젠 문화유산의 보존과 도시계획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문화유산과 그 주변 지역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현재의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기존의 획일적인 관리 기준과 관행적인 행태를 탈피해서 문화유산과 주변 지역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계획 모델이 필요하다. 서울의 소중한 자산인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세운지구의 재개발은 세계인들이 함께 관광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도시공간에 콘텐츠를 입히는 일이다.

문화유산의 주변 지역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시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사람들이 가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서의 경쟁력 향상과 시민의 삶의 질을 제고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이 기회를 통해 세운지구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우러진 글로벌 매력 도시 서울의 신거점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머니투데이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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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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