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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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윤석열 정부의 위헌·무효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가 조만간 시작됩니다. 더불어민주당(11명)에 이어 지난 24일 국민의힘이 내란 국조특위에 참여할 위원 명단(7명)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죠. 하지만 어쩐 일인지 특위 시작 전부터 여당 특위 위원들 사이에선 퉁명스러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만이 향하는 건, 바로 당 내부입니다.
“민주당이랑 이렇게 선수 차이가 크게 나면, 우리 당 중진의원들은 다 회피한 것처럼 해석되지 않겠어요?”
내란 국조특위에 참여하게 된 한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한 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위원 명단을 꾸렸는데, 국민의힘은 초선들을 주로 포진시킨 데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국회에 내란 국조특위 여당 몫 위원 7명의 명단을 제출하며 “국회 국방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했다. 상임위와 연계해서 열의를 갖고 하실 분들로 모셨다”고 설명했습니다.
명단을 보면, 강선영·곽규택·박준태·임종득·주진우 의원 등 7명 가운데 5명이 초선입니다. 중진으론 4선 한기호 의원이 유일했고, 간사를 맡은 유상범 의원도 재선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세번째)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내란수괴 윤석열을 구속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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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이 지난 20일 제출한 위원 명단을 보면 11명의 특조위원의 평균 선수가 3선입니다. 국민의힘(1.6선)의 2배에 달합니다. 위원장은 5선의 안규백 의원이 맡았고, 추미애(6선)·민홍철(4선)·김교흥(3선)·백혜련(3선) 의원 등 11명 중 5명이 중진입니다. 재선은 김병주·김승원·민병덕·윤건영 의원 등 4명, 초선은 박선원 의원이 유일합니다. 이들의 소속 상임위원회도 국방위·법사위와 행정안전위·정보위 등 비교적 다양합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쪽은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경험이 있는 분들, 내란 관련 정보를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국민의힘 쪽에서도 처음엔 민주당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다선의원을 중심적으로 특위에 배치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위원들의 선수가 높은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중진의원들을 향해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진의원은 1명에 불과했습니다. 민주당이 무게감 있는 다선의원들을 전면 배치하고 공격 준비에 들어갔는데, ‘중진의원들이 하기 싫다고 하니 거절하기 힘든 초선의원들에게 시킨 게 아니냐’는 불만들이 나왔습니다. 사실 국민의힘 의원 입장에서 내란 국조특위 위원 자리는 피하고 싶은 자리입니다. 야당의 공세에 맞서다가 자칫 ‘내란 옹호’를 한다는 오명을 쓸 수도 있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별로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 때도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을 앞세워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선이 방패냐”는 자조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소속 한 특위위원은 “국조특위가 부담스러운 자리인데 원내지도부에서 통보하니 거절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며 “중진의원님들은 뭘 하시는지 궁금하긴 하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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