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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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6일 국회 본회의 헌법재판관 표결에 불참했다. 표결 불참을 주도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심판 무효’까지 언급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여전히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비호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헌법재판관 표결 불참 방침을 굳혔다. 실제 표결에도 조경태, 김상욱, 김예지, 한지아 등 의원 4명만 참석했다. 당론 채택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상 당론 불참과 같이 움직인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 모두발언에서 “국회가 대통령 탄핵심판의 소추인이다.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탄핵을 심판하는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것은 마치 검사가 판사를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것도 전체 3분의 1에 해당하는 9명 중 3명이나 추천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매우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을 국회 몫으로 두는 것은 헌법 조항이지만, 권 원내대표는 여기에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게다가 국회몫 3명 추가 임명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가, 징계위원 추가 위촉으로 징계 처분이 무효가 된 사례를 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함부로 강행하면 탄핵심판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임명권자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민주당의 협박과 강요에 따라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합의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반색했다. 최근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대행의 기자회견 내용에 틀린 말씀이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가 헌정 질서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해야 할 때는 정당성과 긴급성, 정치적 공정성이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무조건적 윤 대통령 옹호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비판이 이어진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조경태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는 당 입장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며 “계엄은 잘못인데 탄핵은 반대라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상욱 의원은 “국민의힘은 결자해지의 의무가 있는데 당리당략 때문에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했다. 당 의총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말할 분위기가 아니다. 의미가 없다”면서 “소장파 의원들이 의총에 안 오고 있다. 답답함과 절망감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산회 후 국회 본관에 의원들을 모아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국정인질 탄핵겁박 규탄대회’를 열었다. 권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의 대국민담화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며 “졸속 탄핵, 보복 탄핵, 권력 찬탈 탄핵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대통령과 같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적 과반인 151명 찬성으로 27일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탄핵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더불어민주당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에 맞서 ‘민주당의 국정인질 탄핵겁박 규탄대회’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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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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