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지(G)마켓. 지마켓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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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에서 수세에 몰린 신세계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동맹’을 맺고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알리바바그룹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5대 5 지분율로 내년 안에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지(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되며, 구체적인 합작법인 설립 시기는 미정이다. 이 합작법인에는 신세계 산하 지마켓과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다만, 두 회사는 현재와 같이 독립적으로 쇼핑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이 설립돼 내년 상반기 안에 두 플랫폼을 연결하는 아이티(IT) 시스템이 구축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지마켓에서 알리바바 플랫폼에 입점한 상품을 바로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지마켓 판매자(셀러)들도 추가적인 절차 없이 지마켓에 등록한 상품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동 연결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입장에선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알리바바의 고도화된 물류 아이티(IT) 인프라를 지마켓에 접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지마켓의 60여만 판매자(셀러)를 통해 국내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쿠팡과 네이버의 ‘2강 체제’로 굳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지마켓과 중금속 검출 등 유해성·품질 논란에 휩싸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21년 3조4400억원을 투입해 지마켓을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마켓은 2022년에는 654억원, 지난해에는 321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직매입 구조를 앞세운 쿠팡, 오픈마켓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약진하는 등 악재가 중첩된 결과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케이(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