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중앙값 부자 지수는 77%, '노력 필요'
실물자산 비중 높고, 노후 준비 부족
"연금 자산 내 투자자산 비중 50% 이상 운용"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2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될 결심!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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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들어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도 다 지나가고 2025년 새해를 앞두고 있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신년계획과 송년회 등으로 다들 분주하게 지내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는 매년 이맘때면 꼭 챙겨보는 자료가 있습니다. 바로 '가계금융∙복지조사'라는 통계인데요. 통계청이 우리나라 가구 경제의 전반적인 현황을 조사한 자료로써 매년 12월에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통계를 살펴보는 이유는 업무적인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 자산관리가 잘돼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구 경제는 지난 1년간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이번 발표된 2024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를 바탕으로 자산관리 관점에서 가구 경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가구 경제 좋아졌다지만…'평균의 함정'
그래픽=신동준 기자 |
우리나라 가구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산과 부채, 순자산은 해당연도 3월 말 기준이고 소득과 지출은 연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먼저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023년 4억3,540만 원에서 2024년 4억4,984만 원으로 3.1% 증가하였습니다. 2022년(4억5,602만 원)과 비교했을 때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인해 순자산이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부채는 2023년 9,186만 원에서 2024년 9,128만 원으로 소폭(-0.6%) 감소하며 가계경제 구조가 조금 개선된 모습입니다.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은 2022년 5,482만 원에서 2023년 5,864만 원으로 7% 정도 증가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은 연간 소득에서 세금과 같은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말하는데요. 연간 소득이 7,185만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비소비지출(1,321만 원)의 증가율 3.2%를 넘어서 처분가능소득의 증가로 연결됐습니다. 2023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임을 감안했을 때 순자산은 물가 상승에 근접한 수준, 소득 부문은 좀 더 양호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일단 외형적으로는, 가구 경제가 성장했으니 나쁘지 않은 모습입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가구들이 평균적으로 자산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토마스 스탠리 교수는 그의 저서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부자 지수'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부자 지수란 순자산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재 나이에 연간 소득을 곱한 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산출합니다.
올해 통계치를 이 부자 지수에 적용하여 우리나라 가구 경제의 자산관리 수준을 측정해 보겠습니다. 부자 지수를 계산한 결과가 50% 이하면 자산관리에 문제가 있는 상태입니다. 50~100%는 평균 수준으로 노력이 필요한 정도이며, 100~200%는 자산관리를 잘하는 편, 200% 이상이면 아주 잘하는 상태로 판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구주 평균나이가 54.9세인데 앞서 평균 순자산 및 연간 소득으로 부자 지수를 계산해 보면 114%가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자산관리를 잘하는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평균값을 사용하면 자산이 아주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결과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순자산 및 연간 소득의 중앙값을 사용하여 부자 지수를 다시 계산해 보았습니다. 중앙값 순자산(2억4,000만 원)과 연간 소득(5,681만 원)으로 계산된 부자 지수는 77%가 나옵니다. 보유가구 중앙값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우리나라 가구 경제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수준입니다.
60세 이상 실물자산 비중 81%…급히 쓸 돈이 없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해야 합니다. 2024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나라 가구 경제의 자산관리 문제점들을 짚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심한 자산 쏠림 현상입니다. 가구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실물자산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실물자산은 가구 자산의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특히 60세 이상에서 실물자산 비중이 81%가 넘으며 가구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높아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20~30대 자산형성기에는 자산 쏠림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나이가 들어감에도 계속 높은 실물자산 비중을 가지고 가는 것은 노후생활의 유동성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자산관리를 하는 데 지나친 안전 성향입니다. 과거보다 조금씩 나아지기는 하지만 금융자산 투자 시 우선 고려 사항으로 안전성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운용 방법 또한 87%가 예금을 선택하고 있으며 주식과 같은 실적배당 금융상품의 투자 비중은 10%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성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지나친 안전 성향은 자산 증대 기회를 모색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 30·40세대의 부채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부채비율이 감소했는데 연령대별로 보면 49세 이하 가구주들에게서 부채비율이 증가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자산 축적이 부족한 젊은 시절에는 부채를 활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과도한 부채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네 번째, 부족한 노후 준비입니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노후 준비에 대한 부정적인 상황이 52.5%에 달하고, 은퇴한 가구도 생활비가 부족한 경우가 57%나 됩니다. 전반적으로 낮은 노후 준비 수준은 소비위축 등으로 국가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장기간 연금 운용해 적정 수준 유동성 확보해야"
그래픽=신동준 기자 |
이러한 문제점들을 단번에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바로 적극적인 연금 자산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부동산을 통한 맹목적인 자산 증대를 지양하고 은퇴 시점까지 일정 수준 이상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가야 합니다. 이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은퇴가 가까워진 50대에 금융자산이 부족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노후생활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총자산 30% 정도까지는 연금 형태의 금융자산으로 꾸준하게 쌓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자산 증대를 위해서는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장기 분산투자를 통해 적정수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연금은 기본적으로 장기간 운용해야 합니다. 안전성 상품 중심에서 벗어나 연금 자산 내 투자자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려서 운용하되 해외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 기회를 창출해야 합니다. 금리 수준이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편안하게 자산을 늘려갈 수 있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적극적인 수익 추구가 물가 상승 이상으로 자산가치를 늘려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 연금을 통해 지속적인 자산관리 노력을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흔히 자산관리라고 하면 일정 규모 이상 소득을 올리거나 여윳돈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과 관계없이 주어진 조건이 비슷하여도 자산관리 실시 여부에 따라 재무 상황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은 미래의 재무 상황을 다르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풍요로운 노후생활은 연금을 통한 준비가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립니다.
돼지꿈은 아무나 꿀 수 있지만 돼지꿈을 꾸었다고 누구나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 돼지꿈과 같은 길몽을 꾸어 본 적은 있지만, 실제 상황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어떤 분야에서나 성공은 주어진 선천적 조건이나 행운보다 후천적인 노력에 따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산관리에 대한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만이 한 단계 더 나은 가구 경제 상황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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