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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조기 발견도 치료도 어렵다…생존율 10%대 '독한 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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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췌장은 몸 깊은 곳에 위치한 길쭉한 기관이다. 위와 간 등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다. 2022년 췌장암이 6% 증가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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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가장 독한 암은 췌장암이다. 2022년 5년 상대 생존율이 16.5%이다. 2005년 8.4%의 약 두 배로 오르긴 했지만 다른 암에 비하면 높지 않은 편이다. 인접 장기인 간암 생존율은 39.4%로 올랐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암인 위암은 78.4%에 달한다. 상대 생존율은 비슷한 조건의 비(非) 암 환자와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말한다.

이처럼 독한 췌장암이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022년 암 등록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신규 암 환자는 28만 2047명이다. 전년보다 154명 줄었다. 매년 꾸준히 증가해오다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 잠시 줄었고,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5년(2018~2022)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2.9%이다. 2023년 1월 1일 기준 생존한 암 환자는 258만 8079명(인구의 5%)이 살아 있다. 5년 상대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1~2005년 암 진단 그룹보다 18.7%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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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최근 5년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암센터 등 전국 암 등록 본부와 병원 194곳 등을 통해 수집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6일 발표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2년 1위 암은 갑상샘암이다. 의료진의 과잉 검진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2015년 의사들이 '갑상샘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구성해 "의학적으로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갑상샘암 초음파 검사가 필요 이상 많이 시행되면서 환자가 늘어난다"고 비판하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그때 뿐, 계속 늘어난다.

다음으로 대장-폐-위-유방-전립샘-간-췌장-담낭 및 기다 담도암-신장암 순이다. 눈에 띄는 점은 췌장암의 증가이다. 10대 암 순위는 8위로 달라지지 않았으나 신규 환자가 9780명으로, 전년보다 590명(6.4%) 늘었다. 이 중 남성이 342명(7.2%) 늘었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감시부장은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연령층이 75세 이상 초고령층이다. 수명이 늘면서 75세 이상 인구가 느는 점이 췌장암 증가로 이어진다. 비만·당뇨병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이다"고 말했다. 췌장암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경제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증가한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롭다. 약을 섞어 쓰는 병용 요법 연구가 활발하지만, 획기적인 약이 아직 드물다.

정 부장은 "췌장암 중에 신경내분비종양 같은 상대적으로 덜 독한 유형이 늘어 생존율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 이런 요인을 배제하면 여전히 생존율이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립샘암 증가도 문제다. 2022년 2만 754명이 새로 걸렸고, 전년보다 1744명 늘었다. 남성 10대 암 순위 4위에서 2위로 두 단계 뛰었다. 이렇게 늘긴 하지만 5년 상대 생존율이 96.4%로 순한 암에 속한다. 고령 인구 증가가 전립샘암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다. 식습관의 서구화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증가, 초음파 검사 등의 '발견' 기법이 향상된 이유도 있다.

자궁체부암도 여성을 괴롭힌다. 2022년 3958명이 신규 환자가 됐고, 1년 새 169명 증가했다. 여성암 1위인 유방암도 358명 늘었다. 이 두 암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과 밀접하다. 초경 연령이 일러지고 폐경은 약간 늦어진 데다 저출생이 심해져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진다. 임신·분만 시기에는 이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식생활 서구화로 지방 섭취가 늘고 비만이 증가한 이유도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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