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가치 훼손한 동맹국에 구애” 평가
‘한국의 윤석열 계엄령 선포’ 사례로 들어 비판
“바이든, 윤 대통령에 공들였지만 직무 정지돼”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미국 가치를 훼손하는 동맹국 정상을 방관했다며 비판했다.[뉴욕타임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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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미국의 가치를 훼손한 동맹국들에 구애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나 이스라엘 같은 동맹들이 미국의 이익이나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 놀라움에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1기때 약화한 동맹 관계를 글로벌 위기감이 높아지는 시기에 더 강화했다고 자랑했지만, 오히려 바이든 재임 시 동맹 관계는 더 복잡해졌다고 꼬집었다.
NYT는 미국의 협력국들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권력과 지위를 오히려 약화시켰다면서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예로 들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국가 정상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미국의 정책 제언과 외교 노력을 거부할 때마다 충격에 빠진 채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종종 러시아, 이란,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협력국들과 소원해질 수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의 결정을 합리화했다고 전했다.
스티븐 베르트하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을 확전 위험, 재정적 부담, 평판 하락에 노출되게 하는 완벽하지 않은 파트너들을 지나치게, 어떤 때는 무조건 지지하는 게 바이든 외교 정책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NYT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에서 수십년만에 계엄령을 선포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한국 국회가 계엄령을 해제시킨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행동이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고자 한 행동을 떠올리게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고 우려만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을 환대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는 ‘아메리칸 파이’ 노래를 듣는 등 윤 대통령에 크게 투자했다고도 전했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자신이 애착을 갖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3차 회의 주최국으로 선택했고, 윤 대통령이 이 회의를 지난 3월 서울에서 주관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 국회는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바이든 대통령이 공들여온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에마 애시퍼드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일부 동맹이 겪는 최근의 혼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외교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시퍼드 선임연구원은 “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그렇게 논쟁거리가 된 이유는 미국의 여러 동맹과 협력국이 완전한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이를 알고 있는데도 민주주의를 외교 정책의 중심으로 강조하면 위선적이거나 순진해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계속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도 문제삼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싸우면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는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무조건 지지해 국제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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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동안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정부가 탈레반을 상대로 1년 이상 버틸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이 순식간에 붕괴하면서 가니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고, 미군은 혼란스러운 철수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이달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수단 내전 당사자들에 무기를 공급하는 UAE를 상대로 행동하라고 촉구했지만, 백악관은 UAE가 내전 내내 인도적 지원을 했으며 더는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밝혔다고 해명하는데 그쳤다.
신문은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와 러시아 경제 제재를 위한 유럽과 아시아 동맹들의 지지를 얻는데도 공을 들였다”면서 “하지만 3년이 지나면서 관계는 어긋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경제 제재를 꺼리고 인도나 중동 국가들은 러시아 원유를 수입해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다고도 짚었다.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줄일 경우, 이를 만회할 무기 생산량 확대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에 회의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런 상황은 더욱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재임 시절뿐 아니라 그의 평생 동안 쌓은 미국의 동맹 관계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로운 도전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면서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미국의 동맹 관계는 바이든의 구상보다 훨씬 더 흔들리기 쉽고 논쟁의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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