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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추락한 아제르 여객기, 러시아 미사일 맞았다” 예비조사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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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악타우 인근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 구조대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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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해 60여명 사상자를 낸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이 러시아 미사일 때문이라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이날 예비조사 결과 추락한 여객기가 러시아 대공미사일이나 그 파편에 맞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는 전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이었으나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했다.

조사 내용을 알고 있는 현지 소식통은 러시아가 해당 여객기를 자국 영공에서 이탈하도록 GPS를 교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WSJ에 밝혔다. WSJ은 “러시아가 이 추락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추락사고와 아주 유사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10년 전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는 러시아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 오인 격추설은 조사 전부터 제기됐다. 사고 초기에는 새 떼 충돌, 악천후 등도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기체 표면에 생긴 구멍 모양 등을 토대로 러시아 방공망이나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 당국자도 이날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보낸 무인기(드론)로 오인 사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추락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비행기 꼬리 쪽 기체는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데, 여기에도 지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맞아 생긴 것으로 보이는 충돌 자국과 작은 구멍들이 가득했다.

경향신문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악타우 인근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기체 일부. 여객기 표면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남아 있다. 엑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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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가 지나던 러시아 북캅카스 상공이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벌어진 지역이었던 점도 ‘러시아 격추설’에 힘을 실어줬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밤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고, 추락 사고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1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섣부른 추측을 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현재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오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비행 중 새 떼와 충돌해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실용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이스라엘과도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카네기 멜런 유라시아 센터의 자우르 시리예브 연구원은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의 사과뿐 아니라 조종사들의 착륙 요청이 거부되고, GPS가 교란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 3명 등 67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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