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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핀란드 “해저 케이블 훼손, 러시아 연루 의심되는 유조선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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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6일(현지시각) 핀란드 해역에 억류된 유조선 이글에스(Eagle S) 모습. 핀란드 국경경비대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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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당국이 발트해 케이블 손상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석유를 싣고 지나가던 유조선을 억류해 조사 중이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자리 리우쿠 경찰청장은 2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핀란드 경찰과 국경경비대가 에스트링크-2(Estlink-2) 전력케이블을 훼손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 ‘이글에스’(Eagle S)에 승선해 핀란드 해역에 억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글에스는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쿡’에 선적을 등록하고 있지만, 선주는 아랍에미리트의 ‘카라벨라 엘엘시에프제트’(Caravella LLCFZ)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핀란드 당국은 이글에스가 러시아가 석유·연료 운송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이용하는 ‘그림자 선단’에 속해 있는 배로 의심하고 있다.



선박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이글에스는 전날 낮 12시쯤 러시아산 석유를 싣고 발트해의 에스트링크-2 전력케이블이 지나는 해역을 항해했다. 바로 핀란드에서 에스토니아로 전력을 공급하는 에스트링크-2 전력케이블의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기기 시작한 시간과 일치한다.



사건을 조사 중인 핀란드 국가수사청의 로빈 라르도트 청장은 “우리는 중대한 시설파괴 행위(사보타주)를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기엔 이글에스의 닻이 전력케이블에 손상을 입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핀란드 당국의 추가 조사 결과, 에스트링크-2 전력케이블 말고도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독일을 각각 잇는 통신 케이블 총 4개 선도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연합(EU) 외교·안보분야 고위대표인 카자 칼라스는 성명을 내어 “이번 사건은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의심된다”며 핀란드 당국에 “발 빠른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유조선 이글에스가 “우리의 안보와 환경을 위태롭게 하고 러시아에 전쟁비용을 대는 러시아 그림자 선단”이라며 “우리는 러시아 그림자 선단을 겨냥해 추가 제재를 포함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소셜미디어에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당국이 진행 중인 조사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추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발트해에선 지난 10월 핀란드와 독일, 리투아니아와 스웨덴을 잇는 해저 광케이블 두 선이 돌연 끊기는 사건 이 일어났다. 당시 이들 나라의 당국자들은 “고의적인 시설 파괴행위”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또 앞서 지난 2022년 10월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송유관이 폭발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당시에도 독일 당국은 고의적인 파괴행위로 규정하고 조사를 벌였다. 이처럼 발트해에서 잇따라 핵심 산업기반시설이 위협을 받으면서 주변국들의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발트해 기반시설에 대한 거듭되는 파괴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체계적인 위협”이라며 “에스토니아와 핀란드와 다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함께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전력당국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에스토니아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충분한 여유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손상된 전력케이블 복구엔 일곱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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