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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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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멍 수십 개…"여객기 추락, 새떼 아닌 러 미사일 탓" 아제르도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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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명이 사망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사고가 러시아 미사일에 맞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

    머니투데이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악타우 인근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응급 전문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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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예비조사 결과 추락한 자국 여객기가 러시아 대공미사일 또는 그 파편에 맞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제르바이잔 항공 J28243편 여객기는 전날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 3명 등 67명을 태우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했다. 그러던 중 여객기는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고 카스피해 동쪽으로 건너간 뒤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현재까지 3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생존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러시아가 해당 여객기를 자국 영공으로부터 우회시키고 GPS를 교란했다"며 "아제르바이잔이 이에 대한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오인 격추설은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예비조사 전, 사고 직후부터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사고 여객기가 지나던 러시아 북캅카스 상공이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됐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밤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고, 여객기 추락이 발생하기 불과 3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1대가 그로즈니 서쪽 블라디캅카스 상공에서 격추됐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초기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방공망이 아제르바이잔 항공기를 공격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여객기의 비행경로가 기복이 심하고, 착륙을 앞두고 위험할 정도로 가파른 각도로 갑자기 하강하는 것은 조종사들이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항공보안회사 오스프리 플라이트솔루션은 "당시 추락 영상, 항공기 손상, 최근 군사 활동 등을 보면 여객기가 러시아군의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추락한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수브콘쿨 라키모프는 러시아 국영방송 RT와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하강을 두 번 시도했지만 두 번 다 다시 상승했고, 세 번째 하강 시도 시에 자신과 다른 승객들이 객실 밖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체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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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현지시간) 레닌그라드주 이고라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해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의 사망자와 부상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고 있다. 2024.12.26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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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러시아는 섣부른 추측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재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오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연방항공교통국은 사고 여객기가 비행 중 새 떼와 충돌해 추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인 카자흐스탄도 러시아 격추설에 신중한 모습이다. 현재 카자흐스탄 당국은 아제르바이잔 당국과 함께 여객기 추락 현장 인근에서 블랙박스를 발견, 수거해 내용물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고 조사 위원회 위원장인 카나트 보짐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는 러시아 방공 시스템에 의해 비행기가 추락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카자흐스탄의 조사가 아직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WSJ은 "만약 러시아 미사일이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라면, 이번 사고로 인해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석유 부국인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실용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이스라엘과도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실제로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인정할 가능성은 작다. 2014년에도 말레이시아 항공 17편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의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으나 러시아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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