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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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통과됨에 따라 ‘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최 부총리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헌법재판관 임명 등 적극적인 권한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정국 불안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로 정부조직법에 따라 국무위원 서열 3위인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오후 6시쯤 대국민담화 발표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며 권한대행으로서 일정을 시작한다.
탄핵소추안 통과로 당장 최 부총리는 헌법재판관 3인 임명과 ‘내란 일반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신속한 공포 등 한 대행이 졌던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이어받게 됐다.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 탄핵소추는 내각 전체에 대한 탄핵소추”라고 언급한 점은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서 최 부총리는 한 대행 탄핵안에 가결되기 전인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한 직후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계속되는 탄핵 위협으로 행정부 역량은 위축되고 국민위원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것”이라며 야당의 탄핵 추진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오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많은 분이 말씀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는 권한대행을 맡게 되더라도 헌법재판관 임명 등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권한대행 체제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외환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0원을 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피 지수도 2404.77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이 출렁이면서 정부 대응도 분주해졌다. 오전 최 부총리 주재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은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12·3비상계엄 직후부터 27일까지 33조6000억원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한 한은은 시장 불안이 확산 될 경우 추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최 부총리가 1인 3역(대통령+총리+기재장관)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최 부총리는 ‘F4’(Finance 4) 회의를 연일 열고 있지만, 외교·국방·안보 분야까지 맡을 경우 차질이 예상된다.
계엄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국정도 다시 멈출 수 있다. 내년 1월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기업벤처부를 시작으로 각 부처는 한 권한대행에게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8년 만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체제에서 새해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탄핵으로 보고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간 이어짐에 따라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 1월 전망이 82.4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급락한 점을 언급하며 “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투자자 신뢰가 흔들렸던 경제적 여파를 드러내는 결과”라며 “경제의 빠른 둔화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속화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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