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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북스&]부정부패·富의 불평등···위기 부르는 中의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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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크라이시스(오세균 지음, 파라북스 펴냄)

서울경제



“중국 지방에서 현지인을 취재 중이었는데 갑자기 중국 공안이 나타났다. 여기서 취재는 안된다면서 방해한다. 호텔까지 찾아와 취재한 내용을 내놓으라며 카메라 등 소지품을 뒤지기도 했다. 얼마후 현지 취재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이 말한 것을 없던 것으로 해달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큰일 난다면서···.”

KBS 중국지국장을 지낸 저자가 신간 ‘차이나 크라이시스’에서 토로한 내용이다. 저자는 베이징과 선양에서 모두 7년간 특파원 생활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겪은 중국의 취재 환경은 상상 이상으로 열악하다면서 이는 결국 중국의 최대의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재를 막는 것은 결국 중국 정부의 치부를 드러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책에서 중국 측의 통계는 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 통계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또 공개된 것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강대국이자 선진국이 되고 또 세계와 교류하려면 상대방이 중국을 믿게 해야 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자와는 교류도 협력도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국의 위기를 강조한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곪고 있고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무소불위의 1인에 대한 권력 집중과 부의 불평등, 경기 침체, 부정부패 그리고 신냉전의 초래다. 저자는 중국이 새로 집권한 트럼프의 미국을 이길 수 없고 트럼프 2기는 중국에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책의 최대 장점은 중국 현지의 상황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슈퍼 차이나’로 등극하며 G2로 위상을 구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피크 차이나’(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치닫는 중국)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현지인들의 목소리와 정서가 선명하다.

3년에 걸친 코로나 봉쇄의 내상,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항미원조 혹은 항일, 부메랑으로 돌아온 홍콩보안법, 사회주의 이상이라는 공동부유의 결말, 인구재앙, 내부의 적 부패 등 중국이 왜 선진국이 될 수 없는지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는 이러한 중국의 상황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14억 거대시장 중국이라는 어설픈 환상을 버리고 냉철한 눈을 떠야 한다.” 2만 2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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