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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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7일 장중 1480원대까지 폭등하고 주가는 급락했다. 금융·외환시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한 권한대행의 탄핵 이슈에 직격탄을 맞는 양상이다.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경기전망 지표도 경제위기급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어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서 이 모든 사달이 벌어진 만큼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탄핵으로 하루빨리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 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정치권이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70원 상승한 1467.50원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워 오전 한때 1486.7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5년9개월 만의 최고치다. 환율은 오후에 위안화 강세 등의 영향을 받아 상승폭을 되돌리며 오후 3시 반 1467.50원에 마감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27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코스피도 경기 부진에다 정국 불안, 환율 폭등 등 악재들이 겹치며 큰 폭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2% 내린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오전에 환율 폭등에 덩달아 출렁이며 한때 2400선이 무너져 2388.3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이런 추세로 올해 장을 마감하면 6개월 연속 지수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6개월 연속 하락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두차례뿐이었다.
금융·외환시장이 다시 불안해진 데는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영향이 가장 크다. 환율은 26일 한 권한대행의 담화 직후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도 여당에선 되레 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추진이 문제라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26일 한 권한대행 탄핵 얘기가 나오면서 환율이 불안해졌다며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7일 “한 권한대행 탄핵으로 환율, 물가, 대외 신인도,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경제 불안정성을 키운 근본 원인이라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마치 한 대행 탄핵 추진이 원인인 것처럼 본말이 전도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이상 이런 어처구니없는 궤변으로 현실을 호도하지 말길 바란다. 현재 경제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는 해법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하고 질서 있는 탄핵으로 내란 사태를 조기 종식시키는 것뿐이다. 이를 방해하는 내란 비호세력은 한국 민주주의는 물론 한국 경제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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