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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남태령서 “차 빼라” 한남동서 “방 빼라”…‘연대하는 시민들’[신문 1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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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12월 23일

경향신문

<윤석열 관저 향하는 트랙터...응원하는 시민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이 몰고 온 트랙터가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하자, 농민들과 연대하는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전농 소속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서울에 진입하려다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저지된 뒤 약 32시간 동안 대치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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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농업 관련 법안 거부권 행사에 반발한 농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트랙터는 서울과 경기의 경계인 남태령 고개에서 막혔습니다. 경찰버스가 차벽을 만들어 모든 차선을 막았지요.

지난 21일 ‘윤석열 퇴진집회’에 합류하려던 농민들은 경찰과 밤새도록 대치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청년여성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남태령으로 달려갔습니다. 전날 강추위 속에서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응원봉’을 들었던 이들입니다. 농민과 연대한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차 빼라!”를 외쳤습니다. 대치 28시간이 지나 차벽은 해제됐고요, 일부 트랙터가 서울로 진입했습니다. 시민들은 다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으로 가 “방 빼라!”를 외쳤지요. 서울로 진입한 농민들의 트랙터가 관저 인근 도로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월요일자 1면 사진입니다.

■12월 24일

경향신문

<선서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야당이 추천한 두 후보자의 이날 청문회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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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출석요구서 우편물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계엄 사태와 관련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서와 헌법재판소의 서류 제출 요구가 담긴 문건 일체의 수취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에 보낸 탄핵심판 사건 답변서 요청 서류와 사건 준비명령서가 전달된 것으로 보는 ‘송달 간주’ 결정을 내렸습니다.

국회에서는 야당 주도로 헌재의 헌법재판관의 ‘9인 완전체’ 구성을 위한 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청문회에 불참했지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 권한이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대통령이 하던 거부권 행사를 했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건 말입니까, 막걸립니까.

■12월 25일

경향신문

<성탄 이브 밝힌 “메리 민주주의”>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에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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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아침 신문엔 익숙한 사진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교회의 어린이 성가대원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촛불을 든 채 캐럴을 부릅니다. 아이들이 든 촛불은 크로스필터를 써 십자(가) 모양으로 번지는 효과를 냅니다. 매년 반복되는 예측 가능한 사진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밤도 시민들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탄핵 응원봉’을 들었습니다. 이름하여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응원봉의 빛을 크로스필터를 이용해 찍어보고자 했습니다. 탄핵 정국에 특별해져 버린 성탄 이브를 보내는 이들의 사진이 성탄절 1면 사진이었으면 했습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든 크리스마스 이브, 위로와 희망의 밤이었습니다.

■12월 26일

경향신문

<공수처 앞 취재진 ‘기약 없는 기다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 2차 출석일인 25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출입문 앞에서 취재진이 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1차 소환에 이어 이날 소환에도 불응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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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켜 내란죄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의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성탄절이었던 이날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앞에는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 오지 않았다는 걸 또 기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와도 주요 기사요, 안 와도 주요 기사인 경우지요. 1면 사진은 공수처 출입문 앞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취재진의 모습입니다.

사실 기대했던 사진은 다른 사진이었습니다. 보통 검찰이나 경찰에 피의자나 참고인이 소환될 경우 노란색 포토라인 테이프를 삼각형 모양으로 바닥에 붙여 출석인들이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거나 기자 질문을 받는 자리’라는 표시를 합니다. 취재 질서를 위해 기자들이 만든 표식이지만, 학습효과인지 대부분이 그 노란 삼각형 위에 약속한 듯 섭니다. 비어 있는 삼각 포토라인이 찍힌 사진은 불출석, 소환 불응의 의미가 있지요. 공수처 앞엔 아직 포토라인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12월 27일

경향신문

<퇴장하는 권한대행>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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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주도한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의 선출안이 본회의를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들의 임명을 거부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은 본회의 표결 30분 전에 긴급하게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 (권한대행은)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며 “행사하기 위해선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이 인사청문회와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한 대행이 임명을 거부하는 것은 윤 대통령 탄핵 인용에 ‘만장일치’가 필요한 헌법재판소 6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이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돌아서서 회견장을 떠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1면 머리기사의 굵은 제목은 <한덕수, 윤석열 지키려 ‘탄핵의 길’로>였습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은 가결됐습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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