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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주말만 되면 해외여행 가더니” 이건 몰랐다…중국인보다 더 심하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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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 음식점 앞에 ‘한국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X(구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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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왜 한국말만 들리지?”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사랑은 유별나다. 유명 관광지가 한국인들로만 북적이는 현상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무려 1년에 3000만명, 인구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해외여행이 ‘사치’가 아닌 ‘일상’으로 자리 잡은 결과다.

하지만 우리가 치러야 하는 ‘값’은 상상 그 이상이다. 교통비, 숙소비 같은 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여행을 통한 ‘환경오염’의 대가다.

주범은 비행기. 최대 수천km를 이동하면서 사용되는 연료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특성 상, 한국인 해외 여행객은 절대다수 비행기를 이용한다.

그에 따라 한국인 여행객이 배출하는 1인 탄소량이 중국·일본을 뛰어넘고 세계 7위, 아시아 1위에 등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간만 있으면 해외로” 탄소 배출은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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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엔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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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대 야옌 선 교수팀은 최근 2009년부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 10년간 여행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상위 20개 국가에서 전체 75%에 달하는 탄소(2019년 기준 3.9Gt)를 배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교통수단 등으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의 52%가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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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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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상위권 국가에 포함됐다. 2019년 기준 국내·외 한국인 여행객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 1.4%로 전체 15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1.1%), 2·3위는 중국(14.5%), 인도(5.7%) 등이었다.

하지만 이를 1인당 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한국의 순위는 급상승한다. 한국 여행객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7위를 기록, 중국·일본 등을 제치고 아시아권 1위에 올랐다.

한국인의 탄소 배출량은 대부분 ‘해외여행’으로부터 비롯됐다. 한국은 상위 20개 국가 중 해외여행 탄소 배출량 비중 1위에 해당했다.

“비싸도 괜찮아” 일상화된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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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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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는 적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이 작용하기 전인 지난 2019년, 국외 출국자 수는 2871만명으로 3000만명에 육박했다.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해외여행을 떠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 또한 1400만명 이상이 출국하며, 코로나19의 영향을 거의 회복했다. 이는 15년 전인 2009년(949만명)과 비교하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국내 여행은 오히려 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1인당 국내여행 일수는 평균 10.07일이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23년 기준 8.95일까지 줄었다. 해외여행이 급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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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 실시간 항공기 위치 추적 모습.[FlightA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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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수록 탄소 배출량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이동 거리 1km당 승객 한 명의 탄소 배출량은 비행기 285g으로 버스(68g), 기차(14g) 등과 비교했을 때 최대 20배까지 많다.

비행기는 단 한 번 탑승의 ‘값도’ 만만치 않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식 계산기에 따르면 인천에서 뉴욕까지 이코노미석을 타고 이동할 경우,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142kg에 달한다. 이는 한국인이 연간 평균 배출하는 탄소량의 10% 수준에 해당한다.

“비행기 덜 타야 하나” 안 보이는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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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하이드로젠의 수소연료전지 항공기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유니버설 하이드로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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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행기 운행에 의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기술적 시도가 이어진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7년부터 국내 출발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대해 SAF(지속가능 항공유)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AF는 기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도록 한 원료다. 혼합만으로 우리나라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 2억톤(2023년 기준)을 1억6000만톤까지 감축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각종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신형 항공기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미래 수소 비행기 상용화 계획도 속속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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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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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며, 기술적 노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를 총괄한 야옌 션 교수는 “기술 효율성 개선 속도가 느린 데 비해, 글로벌 여행 수요는 경제 성장률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를 완화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행객들 스스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나타난다. 비행기 이용을 줄이거나, 탄소 배출량이 적은 비행 편을 택하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친환경 기술에 의존한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움직임이다.

녹색경제연구소는 ‘1.5도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북’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여행객 방침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비행기는 이코노미석 위주로 이용 ▷호화 크루즈 여행 피하기 ▷비행기 대신 철도 이용하기 ▷온라인 회의 이용하기 등 방안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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