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예멘 알마시라TV가 공개한 이스라엘군의 공습 당시 사나국제공항 관제탑에서 화염이 치솟는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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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군이 예멘 후티 반군을 타격한다는 이유로 예멘 사나국제공항을 공습했을 당시, 수백여명의 승객을 태운 민간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인 안전은 안중에 없는 이스라엘의 위험천만한 공격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유엔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사나국제공항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여명이 다쳤다.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사나국제공항은 민간 공항으로, 예멘 항공사 예메니아항공과 유엔 전용기만 운항한다. 당시 공항에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던 유엔 대표단도 공격을 받아 직원 1명이 다쳤다.
당시 현장에 있던 줄리엔 하네이스 유엔 예멘 인도주의 최고책임자는 “훨씬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공습 당시 활주로에는 승객 수백여명을 태운 민간 항공기가 이동 중이었으며, 공습에 대한 어떤 사전 경고도 없어 승객들이 대피할 새도 없이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됐다.
이스라엘 공격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최고 책임자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대기실에서 유엔 전용기 탑승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유엔 대표단과 함께 반군에 억류된 유엔 직원들의 석방 협상을 위해 예멘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이 투하한 폭탄 중 하나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있던 VIP 대기실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당시 내가 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약간만 빗나갔어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사나공항 공습 당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공항 대기실에서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알마시라 TV 화면 캡처/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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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후티가 이 공항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폭격했다는 입장이다. 또 공습 당시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나 유엔 대표단이 공항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무차별 공격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민간공항은 내가 있든 없든 항상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공항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후티 역시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을 공격하는 등 폭력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후티는 이튿날인 27일 벤구리온공항과 텔아비브를 겨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미사일 등이 이스라엘 영공에 도달하기 전 모두 요격해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후 후티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홍해를 오가는 상선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후티 지도자들을 제거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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