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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 '조류 충돌'로 추정...바다 동체착륙도 안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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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에서 소방 당국이 착륙 도중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난 여객기 주변 화재 현장 수색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4.12.29. /사진=김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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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국내 항공 사고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가운데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미작동이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조류 등 항공기 이·착륙에 대한 공항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시간인 오전 9시쯤 무안공항 인근 날씨는 양호하고 바람도 잔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 인근 풍속은 약 1m/s로 사실상 바람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가시거리도 9㎞로 문제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 추락과 관련한 가장 유력한 원인은 공항 주변의 새떼로 추정된다. 사고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조류 충돌로 랜딩 기어가 작동하지 않는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조종사가 메이데이(비상상황)를 외친 후 곧바로 동체착륙을 시도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를 수거해 조사해야지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체 착륙은 비상착륙을 피할 수 없을 경우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다. 동체 착륙은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동체 착륙을 시도 할 때 최대한 충격을 흡수할 장소를 찾아 하강한다. 일각에선 무안공항 주변 바다가 안전하다는 관측도 있지만 표면장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바다도 크게 안전한 곳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당시 영상과 상황을 종합해 보면 회항할 시간조차 없었던 비상상황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엔진과 유압계통의 기기 작동이 쉽지 않았던 상황으로 추정된다.

'남→북'으로 착륙했다면 사고 규모를 줄였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북쪽에는 활주로를 넘어설 경우 여유가 400m로 길고, 콘크리트 대신 철조망이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당초 남쪽에서 착륙을 시도했으나 관제탑에서 2차 착륙 시도 과정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착륙하라는 신호를 줘 조종사가 수용했다고 전했다.

공항들은 공항 인근과 활주로 등 항공기 이착륙에 관련된 구역에 들어오는 조류 등 야생동물을 쫓아내기 위해 '야생동물통제대'를 설치하게 돼 있다. 이들은 야생동물이나 조류가 활주로 인근에 나타나면 공포탄이나 실탄을 사용해 쫓아내는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철새가 무리를 지어 이동해 항공기와 충돌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 조류 등이 제대로 통제됐는지는 규명돼야 할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무안공항 인접지에는 논과 습지가 많아 철새 떼 등 조류 활동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안공항에서 직선거리로 10km 떨어진 무안읍 상동마을은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또 온난화 등 기상이변으로 철새가 계절 간 이동하기보다 한국 내에서 오랜 시간 머무는 등 '철새의 텃새화'까지 이어지는 등 조류 서식이 늘어난 복합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 발생 당시 공항의 대처 문제도 지적된다. 조류 충돌 후에도 복행(Go Around)을 이어갔다는 점. 랜딩기어(착륙 장치) 오작동으로 인한 동체착륙 요청에 따른 공항의 안전도료 살포 등 비상착륙 대응 절차 정상 이행 여부 등도 파악해야 할 사안이다.

다만 사고원인의 규명 등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원인 규명을 책임지는 국토부도 우선은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정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는 인명 구조와 피해자 수습과 장례 준비, 또 유가족의 위로와 유가족에 대한 설명, 또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와 그에 따른 향후 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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