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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61>지옥고 아래 쪽방(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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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한국일보

2019년 '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 취재에 나선 한국일보 기자들이 쪽방 건물 등기부 등본 수백 장을 펼쳐놓고 건물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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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고 아래 쪽방' 기획은 서울 시내의 최저 주거전선 현장에 대한 탐사 보도였다. 흔히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로 통칭되던 주거 취약지역보다도 여건이 좋지 못한, 노숙과 주거의 경계에 놓인 ‘쪽방’ 지역을 다룬 심층 취재물이었다.

2019년 당시 우리 사회 대도시 저변의 주거 현실을 고발한 이 특종기획은 최저 생계의 경계에 직면한 쪽방촌 거주자들을 상대로 ‘재력가 건물주들의 월세 장사’ 실태까지 고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와 해당 지자체인 서울시가 관련 대책을 이끌어냈다.

이 기획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기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시각적 시도로도 주목을 받았다. 우선 5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통해 방대한 조사를 마칠 수 있었다. 2018년 9월 기준 서울시 쪽방 현황 내부 자료를 입수해 318채 쪽방 건물 소재지를 확보한 것도 충실한 취재의 바탕이 됐다. 이 과정을 통해 ‘쪽방’의 빈곤을 단순 전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건물 등기부등본 587통을 샅샅이 뒤져 실소유주를 추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었다.

360도 화면을 통해 뉴스 소비자들이 쪽방을 체험할 수 있게 제시한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처음 시도됐다.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쪽방 내부가 좁아 한 컷에 담기지 않았고, 광각 렌즈로 찍으면 실제 공간을 왜곡해 실제 열악함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시도이기도 했다. 쪽방 내부, 쪽방 건물 복도, 화장실과 세탁실 등을 촬영해 360도 사진으로 기사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는데, 언론학자들로부터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적절한 접근이었다는 호평이 나왔다.

기존의 쪽방 관련 보도가 빈곤을 전시하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식의 접근에 집중했다면, ‘지옥고 아래 쪽방’은 건물주의 약탈적 임대 행위와 폭주하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국일보의 정체성을 확인시킨 기획이기도 했다. 폭주하는 신자유주의의 최전선에 놓인 ‘빈곤 비즈니스’의 면면과 함께 쪽방 주민들에게 법에 명시된 ‘주거권’의 의미를 되살렸다는 점도 2019년 6월 ‘제345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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