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스템 건재"…경고의 끈 놓지 않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전남 무안군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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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 줄탄핵'을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습에 우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쌍특검을 수용하고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최 대행이 사고 수습의 콘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만큼, 당장 섣부르게 탄핵을 추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 사고 수습에 집중…李 무안 현장으로 이동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당분간 무안 항공기 사고 수습에 집중할 방침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많은 분들이 유명을 달리하셨는데 명복을 빈다"라며 "부상자분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바로 전북 무안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협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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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상황본부, 사고수습지원단, 유족지원단 등 3개 본부로 운영되는 무안 항공기 사고 대책위원회도 꾸렸다. 이와 함께 신속한 사고 수습과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오는 20일 국회 상임위 일정도 순연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은 해당 상임위 중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불참할 경우 고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사고 수습을 위해 대여 공세를 잠시 접은 것이다.

수습 국면에 민주 "인내심 있게 기다릴 것"…탄핵 동력 떨어질까 우려도

우선 사고를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정치권에 흐르면서, 최 대행 탄핵을 겨냥한 민주당도 반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다. 최 대행이 사고 수습의 콘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만큼, 섣부른 탄핵 추진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 대행이 특검을 거부할 경우 바로 탄핵을 추진하나'라고 묻는 질문에 "좀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 신중하게,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설득하고 대화도 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여러 과정을 통해서 진행할 생각"이라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헌재 임명 기한에 대해서도 "마지노선을 논의한 바 없다"며 "당연히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이 국무위원을 줄줄이 탄핵할 수 있다고 한 강경한 입장과는 대조된다.

이는 사고 수습 국면에서 섣불리 대여공세를 펼 경우, 자칫 과도한 정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날 오전 항공기 사고 한 시간 후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가운데)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국회와 당 차원에서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정부를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하며 현 정국 상황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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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내일을 향해 쏴라! -부치&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윤&한-"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풍자한 내용이다. 해당 댓글에는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이 대표는 직후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국민과 안전에 아무 생각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당장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쌍특검 추진·헌재 임명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혼란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도리어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빠른 특검·탄핵으로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권이 결집하며 맞서고 있다.

이같은 고민에 대해 민주당은 최 대행 탄핵 추진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탄핵 추진으로 사고 수습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라는 질문에 "대한민국이 쌓아 온 시스템이 여전히 건재하다"고 답변했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리더십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에서 보듯,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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