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오바마·부시 등 전 현직 美 대통령들 애도
佛 마크롱·英 찰스 국왕도 조의…"평화 위해 싸운 인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4년 3월 25일 뉴욕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중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2024.12.3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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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10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의 아들 칩 카터는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오늘 미국과 세계는 뛰어난 지도자, 정치가,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며 "60년 이상 우리는 지미 카터를 소중한 친구라고 부르는 영광을 누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미 카터의 특별한 점은 그를 만난 적이 없는 미국과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도 그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지미 카터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드러나는 삶을 살았다"며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평화를 구축하고, 시민권과 인권을 증진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촉진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지미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한 도전은 우리나라에 중요한 시기에 찾아왔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멜라니아와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카터 가족과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안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카터는 유권자들에게 항상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그리고 그렇게 했다. 그는 재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었다. 정직성, 존중, 연민 같은 것들"이라며 퇴임 이후 그의 행보에 대해서도 존경을 아끼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카터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고,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에 충성했다"며 "더 나은 세상을 남기려는 그의 노력은 대통령직에서 끝나지 않았다.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Habitat for Humanity)와 카터 센터에서 그의 활동은 세대를 거쳐 미국인에게 영감을 줄 봉사의 모범"이라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지난 2013년 8월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 50주년 기념식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미셸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서 있다. 13.08.28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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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이웃 국가인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그는 평생 국내와 전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했으며, 그 일을 사랑했다"며 "카터 가족, 그의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자 평생 인도주의자였던 사람을 애도하는 미국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미 카터는 평생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확고한 옹호자였으며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며 "프랑스는 그의 가족과 미국 국민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찰스 국왕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 "나는 카터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슬픔을 느꼈다. 그는 헌신적인 공직자였으며, 평화와 인권 증진에 일생을 바쳤다"며 "그의 헌신과 겸손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고, 나는 그가 1977년 영국을 방문한 것을 큰 애정으로 기억한다"고 추모의 말을 적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나는 카터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다. 수십 년간 이어진 그의 사심 없는 공적 봉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그의 대통령 임기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기억될 것이며, 그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도 바로 그 평생 평화에 대한 헌신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지미 카터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소련에서) 독립하기 전에 재임했으나, 그의 마음은 자유를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투쟁에 확고히 서 있었다"며 "우리는 기독교 신앙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그의 확고한 헌신과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변함없이 지지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화국은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카터는 평화와 대화에 대한 입증된 헌신의 사람이었다. 세계 정치에 대한 그의 기여와 평화에 대한 그의 헌신은 세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 슬픔의 순간에 지미 카터의 가족과 미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평화 협정을 이루는 데 있어서 그의 중요한 역할은 역사의 기록에 새겨질 것이며, 그의 인도주의적 활동은 사랑, 평화, 형제애의 숭고한 기준을 보여준다"며 "그의 지속적인 유산은 그가 인류에 봉사하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임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향년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은 카터 전 대통령이 1977년 3월 8일 백악관에서 촬영한 것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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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은 1960년 민주당 소속 주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조지아주 주지사를 거쳐 1976년 미국 3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80년 재선에는 실패했지만, 카터 센터를 만들어 인권 문제에 앞장섰고 집짓기 봉사를 하는 등 퇴임 이후에도 존경받았다.
주요 업적으로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서 일어난 중동전쟁을 중재하며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이끌었다. 그는 국제 분쟁 해결 및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발병했고, 암이 간과 뇌까지 전이된 것으로 전해진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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