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울타리 밖에 30일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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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인 30일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 여객기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6시37분 승객 161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가던 7C101편에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이 발생하자 승객들에게 이를 안내한 뒤 회항했다. 이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동일하다.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비행기가 안착할 때까지 승객들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헤아리기 어렵다.
전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파손, 랜딩기어 오작동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사고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이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사고 여객기는 지난 27일 탑승하던 중에도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혹시라도 제주항공의 ‘안전 불감증’이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고기는 사고 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8개 공항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했다. 공항 체류시간도 1시간 내외로 짧았다고 한다. 항공기는 이착륙 때마다 기체를 점검해 문제가 없는지 살피도록 돼 있는데 짧은 체류시간에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해 긴 편이라는 점도 따져봐야 할 점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유가족들을 보듬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절차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채 가족 행방을 찾아 동분서주해야 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30분에야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항공기 사고 매뉴얼상 사고 발생 2시간 이내 설치돼야 하지만 규정보다 11시간 가까이 늦은 셈이다. 화재로 시신 훼손이 심각했던 것을 감안한다 해도, 세월호·이태원 등 과거 참사 때처럼 수습 과정에서 ‘피해자가 배제’되는 상황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정부와 제주항공은 실의에 빠진 유가족 지원에 부족함이 없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대형 참사에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다. 전국의 합동분향소를 찾거나 소셜미디어에 애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애도와 위로가 부디 피해자들 마음에 닿기를 희망한다. 당국은 안타까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응분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 유가족을 참여시켜야 한다. 다시 한 번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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