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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보고타'의 삶도 변신도 치열했던 송중기[TEN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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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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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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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치열하다. 그러한 삶 속에서 한 사람이 해나가는 선택을 선이나 악으로 구별해 단정하긴 어렵다. 나에겐 '선'의 선택이 누군가에겐 '악'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될 수 있다. 단지 그 순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선택할 뿐이다. 삶을 향한 뜨거운 의지들이 얽히고설키는 이야기가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이다.

IMF 직후 국희(송중기 분)네 가족들은 새로운 삶을 찾아 콜롬비아 보고타라는 낯선 곳으로 향한다. 희망을 품고 도착한 보고타에 마주한 것은 또 다른 절망을 맞는다. 전 재산을 강도당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은 것마저 모두 잃은 국희네 가족은 국희 아버지의 월남전 참전 전우이자 보고타 한인사회의 실세 박병장(권해효 분)을 찾아간다. 국희 아버지는 일자리를 부탁하지만, 사람들이 관심 있는 대상은 노쇠한 아버지가 아닌 젊은 국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국희는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되어 온갖 궂은일을 도맡는다. 그러던 중 박병장에게 의류 밀수품 배달 일을 제안받게 된다. 맨 밑바닥 잔심부름부터 시작한 국희는 점차 보고타 한인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간다. 전략적인 동업과 배신을 통해 입지를 다져간 국희는 어느새 박병장과 2인자 수영(이희준 분)도 경계하는 인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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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는 공간적 아이러니의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국희네가 희망을 찾아 새롭게 떠난 곳은 콜롬비아라는 커다란 나라지만, 국희가 결국 전투적으로 살아가는 공간은 현지 한인사회라는 작은 커뮤니티다. 희망을 꿈꿨던 곳에서 마주해야 했던 현실은 더욱 지독하고 고됐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하려는 사람들과 풍족한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변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해가 부딪치며 일어나는 치열한 생존 싸움이 흥미롭다.

'보고타'는 콜롬비아에서 촬영됐다. 콜롬비아는 적도 근처에 있는 곳. 도시의 이국적인 풍광과 열기가 화면으로도 느껴진다. 그 뜨거움은 캐릭터들이 가진 삶에 대한 의지, 희망과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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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국희라는 인물의 10대 소년 시절부터 30대 청년 시절까지를 모두 연기했다. 실제로 마흔을 눈앞에 뒀지만 여전히 소년미를 갖고 있는 송중기이기에 가능했던 시도였다. 오로지 생존이 목표인 순수한 소년에서 야망이 들끓는 청년의 모습까지 변모해가는 송중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순한 인상인 송중기의 색다른 변신과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려 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영화는 소년의 성장기이면서 누아르 요소를 갖고 있다. 적절한 액션과 인물들 간 팽팽한 심리전은 긴장감, 스릴감을 선사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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