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롭게 개통하는 알짜 노선 수혜 지역은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서해선에 이어 이제는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까지 정차하는 대곡역. 수도권 서북부 지역 교통의 중심 중 하나인 곳이 됐다.
지금 이곳은 여느 농촌 풍경이나 다를 바 없다. 지하철 역사 건물을 제외하면 반경 500m 주변은 여전히 비닐하우스와 전, 답 등으로 형성됐다. 대곡역 주변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교통 중심지에 걸맞은 대규모 개발이 어려웠다. 대곡역을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는 화정동에 위치한 별빛마을건영10단지로 대곡역과 약 2㎞ 떨어져 있다.
앞으로 이곳 일대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경기도 고양시는 2024년 11월 대곡역세권 개발계획(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을 발표했다. 고양시는 대곡역세권에 독립적 자족 기능을 갖춘 ‘에지 시티(Edge City)’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에지 시티는 기존 도심에 의존하지 않고 업무, 상업, 여가, 주거 기능이 모두 균형을 이루는 독립적인 도시 형태다. 또 국토교통부는 2024년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로 신규 택지 후보지 4곳을 발표했는데 대곡역 일대가 포함됐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대곡역 일대 9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대곡역 일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종전에도 트리플 역세권으로 교통 입지가 남달랐지만 지금은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바로 2024년 12월 28일 GTX-A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 개통으로 대곡역은 무려 ‘GTX가 정차하는 쿼드러플 환승역’이 됐다. 심지어 2024년 12월 31일부터 교외선(대곡~의정부)까지 개통했다.
철도망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로 꼽힌다. 요즘에는 워낙 학세권, 공세권 등 다양한 ‘N세권’이 유행하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역세권’이다. 신규 지하철 노선만큼 지역 위상을 한 단계 상승시켜주는 요소는 없다.
물론 2024년 하반기부터 각종 대출 규제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침체기다. 하지만 새로운 철도망 건설은 부동산 시장에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2024년 말부터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중요한 노선이 들어섰다. 2025년에도 많지는 않지만 눈여겨볼 노선이 여럿 있어 업계 관심을 모은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공사가 한창인 인천 1호선 아라역(예정) 일대와 인근 아파트 단지들. (윤관식 기자) |
서울역-파주 개통 GTX-A노선
2026년 서울역-동탄까지 이어져
2025년을 전후해 가장 눈길을 끄는 노선은 역시 GTX-A 북부 구간 개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28일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르는 GTX-A노선이 부분 개통했다. 이번에 개통한 정차역은 파주 운정중앙역,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 서울역 등 모두 5곳이다.
GTX-A노선 개통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물리적으로 서울에서 비교적 멀면서도 GTX 이용이 가능한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GTX-A노선 기점인 운정중앙역은 운정신도시 한복판에 위치했다. 경의중앙선 지하철이 정차하는 운정역과 비교적 거리가 있다. 운정신도시에 현재 약 10만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운정중앙역 인근 파주시 동패동과 목동동 일대 아파트는 2024년에도 거래가 활발했다.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은 2024년 초부터 2024년 11월까지 총 135건이 거래됐다. 바로 옆 단지인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는 84건, 운정신도시아이파크는 97건이 손바뀜했다.
2025년부터 운정중앙역 주변에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025년 8월에는 운정디에트르센트럴(292가구)이 입주한다. 2026년 초에는 운정중앙역 역세권인 운정자이시그니처(988가구)와 물향기마을10단지(1012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동패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A노선 개통과 함께 2025년부터 예정 단지들이 하나둘 들어오면 운정지구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 배차 간격은 평균 8분이다. 수서~동탄(평균 17분) 구간보다 훨씬 자주 온다. 2026년에는 서울역~삼성역 구간 개통이 계획됐다. 2028년 예정된 삼성역 개통까지 마무리되면 파주 운정에서 삼성역까지는 23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여전히 ‘반쪽짜리’인 GTX-A노선이지만 단계별로 운행 구간이 늘어날 때마다 주변 지역 부동산 가치는 한층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GTX-A노선이 정차하는 곳은 킨텍스역과 대곡역이다. 킨텍스역 일대 아파트 가격은 한때 급등했지만 지금은 조정 중이다. 대곡역 일대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금 당장은 이렇다 할 주거시설이 없다. 다만 대곡역은 현재 갖춰진 교통망만으로도 상당히 가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인천 1호선 연장선 주목
검단신도시에만 3개 역 추가
GTX-A노선 북부 구간 외에도 2024년 연말에 개통한 노선은 여럿 있다. 우선 2004년 4월 끊겼던 교외선이 2024년 12월 31일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대곡역부터 의정부역까지 수도권 북부를 동서로 잇는 노선이다. 대곡·원릉·일영역(고양), 장흥·송추역(양주), 의정부역(의정부) 등 모두 6개 역에서 정차한다.
이 열차는 수도권 북부 지역 출퇴근 시간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무궁화호 열차를 투입해 하루 20회 운행할 예정이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경기도 고양시에서 의정부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현재 90분에서 50분까지 줄어든다. 다만 수도권 북부 도시를 연결해주는 노선인 데다, 운행 빈도가 적은 철도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개통 예정인 노선 중 주목받는 것은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이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을 인천 서구 불로동까지 6.8㎞ 연장하는 사업이다. 검단신도시 택지 개발에 따른 광역교통 개선책으로 추진됐다.
현재 인천 1호선은 계양역이 종점이다. 계양역에서 아라뱃길을 건너 조금만 이동하면 등장하는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버스를 타고 계양역까지 나와야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다. 2025년 6월 인천 1호선 연장선이 예정대로 개통되면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대중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단신도시에는 3개 역(아라역·신검단중앙역·검단호수공원역)이 새로 만들어진다. 검단호수공원역 일대는 아직 허허벌판이다. 주변에 주거시설이 들어서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신검단중앙역 주변에는 2024년 11월 준공한 신검단중앙역풍경채어바니티1차가 있다. 신설역까지 도보 5분 거리 초역세권 단지다. 신검단중앙역 북쪽에는 2025년 1월 준공 예정인 힐스테이트검단웰카운티를 비롯해 2025년 이후 여러 단지가 준공 예정돼 있다.
아라역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 도시 형태가 갖춰졌다. 호반써밋1차, 우미린더시그니처,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등은 도보 5~10분 이내 역세권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아라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인 우미린더시그니처의 경우 2024년 9월 전용 84㎡가 8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2024년 상반기 7억원 전후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올랐다. 지금 나온 매물은 대체로 8억원 초중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다만 검단신도시 주변 공급 물량이 상당히 많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실 2025년 뚫릴 예정이었던 지하철 노선 가운데 상당수는 공사 지연 등 이유로 2026년 이후로 개통 시기가 밀렸다. 수도권 남부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던 신안산선 개통은 2025년 5월에서 2026년 12월로 연기됐다. 위례신도시에 건설 중인 위례선 트램(노면전차)의 개통도 2025년 9월에서 2026년 5월로 연기됐다.
GTX-A노선과 인천 지하철 1호선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신규 지하철 노선은 없지만 GTX-A노선만으로도 워낙 파급력이 클 것이다. 8호선 개통 후 남양주나 구리 등 위상이 달라진 만큼 GTX 개통 효과가 파주나 고양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1호 (2025.01.01~2025.0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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