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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송경동의 사소한 물음들]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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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농민투쟁단의 마음 받아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이 12월31일과 1월1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1박2일 밤샘 농성을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신년의 첫해가 오르는 1월1일 새벽 6시 그의 관저가 있는 매봉산 신년 산행을 계획했습니다. 헌법재판소, 공수처, 국가수사본부 등 헌법기관들의 소환과 출석통지서도 받지 않는 ‘수취인 불명’의 내란 수괴가 정말 그곳에 있는지 확인할 참이었습니다. 전체 주권자의 명령으로 붙잡아 헌법기관에 인도해 주고 싶은 마음들이었습니다. 한반도 전체 민중·시민·노동자·소수자들의 피와 생명을 대가로 신종 군부정권을 세우려 했던 극악한 자를 즉시 체포, 구속하지 않고 올해를 넘기려는 이 국가와 정부의 책임을 묻고 싶었습니다. 그 당연한 헌정의 집행을 지연시키고 방해하는 ‘내란의힘, 국민의짐’을 포함한 모든 기구나 기관은 내란 종사·연장·지속 업무에 가담한 내란 공동공모정범이라고 외칠 참이었습니다. 문학인 1100인 선언, 영화인 6700명 선언, 음악인 2000인 선언, 여타 문화예술인 4500인 선언 등에 나선 문화예술인들은 272개의 문화예술단체들과 함께 ‘윤석열즉각퇴진 예술행동(준)’을 꾸리고 이날의 준엄하면서도 신나는 예술 농성을 힘있게 준비해 왔습니다.

그러나 179명의 이웃이, 또 다른 이들이 운명을 달리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앞에서 우리의 자세와 마음은 어떠해야 할지 긴급 논의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못 오는 이들을 위해 줌(ZOOM)도 함께 열었습니다.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긴 묵념을 드리고 무거운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숙고의 결과 ‘윤석열즉각퇴진 예술행동(준)’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진정한 추모와 애도의 시간에 우선 함께하려 ‘윤석열 구속 촉구 1박2일 예술농성’을 잠시 뒤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에 ‘예술농성’ 연기

그런데 회의 말미에 기가 막힌 참사 소식이 또 하나 들려 왔습니다. 그간 ‘수취인 불명’으로 당일 공수처의 3차 소환명령에도 아무 답이 없던 내란 수괴 윤석열이 직무정지 중임에도 쥐새끼처럼(쥐라는 생물들에게도 정말 미안한 말입니다.) 기어 나와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하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소방대원들과 모든 구조 인력의 안전도 최우선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주권자 전체와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 모두를 이용, 조롱하고 모욕하는 치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내란 선포 당시 출동 대기하고 있던 7공수여단, 11공수여단, 지상군사령부, 경찰 부대 등을 빼고 현재 밝혀진 것만 5000여명의 중무장한 군·경찰을 투입해 헌정 전체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희대의 살인마입니다. “총을 쏴서라도 들어가 끌어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 테니 이참에 다 밀어버려”. 북파공작원들에게 소형 폭탄을 지급하고 청주공항, 대구공항, 성주 사드기지 파괴 공작 명령을 내렸는데 해당 요원 제보에 의하면 12월25일 4시15분까지 그 작전 취소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미치광이들입니다. 북에 무인기 세 대를 날리며 교전 상황을 유인하고, 오물 풍선을 핑계로 원점 타격을 지시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교전 유도 등을 계획했다는 괴물들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보다 더 흉악하고 파렴치한 내란·외환 현행범입니다. 그런데도 단 한마디 사과나 반성도 없이 국가 전체를 여전히 거대한 참사로 이끌며 내란을 이어가고 있는 자가 대통령을 참칭하며 나서는 이 해괴하고 추악한 상황을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 힘 모을 긴급한 역사의 시간

모두가 엄숙하고 존엄한 애도와 추념의 시간을 가져야 할 이 소중한 시간을 위해서라도 이 땅에서 바로 걷어내야 할 단 하나의 소란과 난동, 단 하나의 극혐물질은 내란 수괴 윤석열입니다. 내란을 연장하고 있는 국무위원들과 ‘내란의힘’이 분명한 ‘국민의짐’들입니다. 내란의 원인과 핵심을 여야 정쟁이나 형식적인 법 절차나 논리 등의 문제로 왜곡하려는 내란 세력들에게 맞서 주권자 전체가 떨쳐 일어서야 할 중대한 역사의 시간입니다. 4·19혁명과 5·18민주항쟁, 6·10항쟁과 노동자대투쟁, 2016년 촛불혁명을 이어 ‘1000만 민주항쟁·빛의 혁명’으로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집중하고 모아가야 할 긴급한 역사의 시간입니다.

경향신문

송경동 시인


송경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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