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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사설]현직 대통령 첫 체포영장, 당당치 못한 尹 대응이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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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회 본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4.12.07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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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발부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해 강제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반헌법적 계엄으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장면을 온 국민이 목도한 지 한 달 가까이 됐다. 그사이 계엄 2인자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등 군 최고 수뇌부, 경찰청장 등 군경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검찰 수사 결과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현장 지휘관들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라” 등의 지시를 하며 계엄 해제를 막으려 했다는 충격적인 진술들도 공개됐다.

계엄을 선포한 당사자이자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공수처가 보낸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한 채 수사를 피했다. “수사보다 탄핵 심판이 우선”이라는 등의 핑계를 대며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 요구도 모두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이후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수사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제론 관저에 은둔한 채 시간을 끌며 책임을 모면할 궁리를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런 구차한 대응이 체포영장을 자초했다. 검찰총장 출신답지도, 대통령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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