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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올해 증시엔 '텐배거' 없었다…SK하이닉스 시총 '2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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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배거 없는 증시, 미중무역 분쟁 2018년 이후 처음

주도 섹터 부재 의미…올해 종가 2400 방어도 실패

6개월 연속 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역사상 4번째 기록

투심 얼고 실적 개선도 불투명…"반등에 시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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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텐배거(수익률 10배 종목)' 없이 마감했다. 하반기 들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SK하이닉스 시총의 2배가 넘는 273조원이 증발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까지 텐배거에 해당하는 9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중무역 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및 반도체 성장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연초 2600에서 연말 2000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1월 2일 종가 2669에서 한때 2891까지 상승했지만, 30일 2399.49로 장을 마치며 2400선도 지키지 못했다.

물론 텐배거는 우량주를 의미하지 않는다. 2021년 1274.25% 성장한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는 상장폐지됐고, 코넥스 상장사인 도부마스크(현 도부)는 2020년 925.72% 상승해 텐배거를 달성했지만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다만 주식시장의 주도 섹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하이드로리튬(1501.4% 상승)은 이차전지 관련 신사업 공시로 주목받았고, 2021년 위메이드멕스(1502.76% 상승)는 가상자산과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도 섹터가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급 측면에서도 2018년과 맞먹는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AI(인공지능) 관련 주도 섹터가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쏟아지며 증시도 힘을 잃었다"면서 "증시를 이끌 주도 섹터가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외국인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규모가 10조 3767억원에 달한다. 7월 말까지 AI 열풍을 타고 10조 7662억원 순매수했지만, 하반기에만 21조 1429억원 시장에 팔았다. 외국인의 하반기 전체 팔자 규모가 22조 11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전자만 매도한 셈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 시총은 올해 초 475조 1946억원에서 최근 320조 5773억원으로 154조 617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이 2147조원에서 1867조원으로 180조원 감소한 것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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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도 올해 초 426조원에서 최근 333조원으로 93조원 줄었다. 즉 올해 주식시장 전체 시총은 SK하이닉스(약 126조 6천억원)의 2배가 넘는 273조원이 증발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은 7월부터 6개월 연속 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록은 1997년~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3차례에 이어 4번째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지금까지 5개월을 넘는 마이너스는 모두 '경기하락'의 충격이 컸던 시기"라며 "지금의 경기 사이클은 부진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좀 더 지속될 수 있고 이번 낙폭이 과거 사례에 비해 적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당분간 주식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12‧3 내란사태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기업의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투자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됐고,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뚜렷한 정책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8.1배로 낮아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건 사실이지만 매수세가 급격하게 유입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크로(거시경제)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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