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용 청운파출소 경위… 30대 실종자 5분만에 발견 후 인계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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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라졌어요. 꼭 찾아주세요."
지난 23일 오후 3시쯤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중년 여성은 지하철 4호선 고잔역 인근에서 30대 아들이 사라졌다고 했다. 여성은 평소 몸이 불편한 아들과 병원을 방문했다가 집에 가는 길에 손을 놓쳤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후 3시부터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자를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끈질기게 실종자 휴대폰 위치값을 파악했고 이날 오후 8시52분쯤 서울 종로경찰서 관내에 신호가 뜨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은 실종 장소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30분 넘게 떨어진 곳이었다. 당시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은 청운파출소 1팀 소속 차학용 경위는 서상현 경감과 함께 실종자 찾기에 나섰다.
휴대폰 위치값을 살펴본 결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연무관 쪽에 신호가 울렸다. 차 경위는 "이전에는 기지국 위치가 반경 500m였는데 지금은 나아져서 휴대폰 와이파이 값을 이용하면 정확한 위치값이 나온다"며 "위치를 파악하고 나서는 곧바로 출동했다"고 말했다.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차 경위는 멀리서 한 남성이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량도 없었다. 영하 5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남성은 털모자 달린 패딩, 검은색 바지, 어두운 단화 등으로 추위를 견디며 서 있었다.
차 경위는 남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가가도 놀라지 않고 인상착의도 비슷해서 '이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차 경위는 남성을 빠르게 순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이동했다. 실종 남성은 파출소 안에서도 말없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신고자는 가족을 찾았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서울로 달려왔다. 경찰은 실종자가 가족과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서울역까지 안내했다. 실종자 어머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경찰에게 연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차 경위는 "길거리에서 혼자 서 있거나 치매 의심 노인으로 보이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며 "직접 다가가 집을 찾아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올해 경찰 생활 25년 차인 차 경위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차 경위는 "시민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줄 때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후임에게 잘 알려주고 퇴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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