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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2025 신춘문예] 엘리베이터를 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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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당선작

조선일보

일러스트=김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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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네모 중에서

가장 작은 네모

엘리베이터 안에서는요

안녕하세요!

인사해요

두 손 가득 장 보고 돌아오는 할머니께서 타시면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이렇게 여쭤봐요

몇 층이세요? 눌러드릴게요!

귀여운 강아지 품에 꼭 안고 어떤 누나가 타면

안녕하세요! 안녕 강아지야! 인사하고 이렇게 물어봐요

귀여운 강아지야 너는 몇 층이니? 내가 눌러줄게!

나보다 먼저 내리거나

내가 먼저 내릴 때에도

잊지 않고 인사해요

안녕히 가세요!

가끔은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기도 하는데요

22층 우리 집까지 올라가는 시간이

참 조용하고 길게 느껴져요

이대로 우주까지 가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하다가

거울과 눈이 마주치면

오늘 하루를 열심히 보낸 내가

나를 보고 있어요

나는 나를

3초 정도 가만히 보다가

웃긴 표정을 짓기도 해요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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