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파에 지자체 공식행사 취소·축소
해맞이 명소서 건강·사랑·취업 등 저마다 소망 기원
1일 오전 강원 동해 망상해변 앞 바다에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동해시 제공)/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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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1) 이종재 윤왕근 김세은 이성덕 조아서 신준수 박민석 기자 =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한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 해맞이 명소에는 이른 새벽부터 일출을 맞이하기 위한 해맞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 해맞이객들은 새해 소망에 앞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등 비교적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강원 동해안 '해맞이 1번지' 강릉 경포해변에서는 예년처럼 시끌벅적하고 들뜬 분위기 대신 가족과 연인 단위 해맞이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해를 기다렸다.
앞서 강릉시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선포로 인해 자정부터 예정됐던 불꽃놀이와 특설무대 공연 등 해맞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오전 7시 40분쯤 동해바다 수평선 위로 올해 첫해가 모습을 드러내며 동해바다와 경포 백사장을 붉게 물들이자, 순간 “와" 하는 탄성이 잠시 나오긴 했지만, 예전처럼 환호가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인 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 모인 해맞이객들이 일출을 지켜보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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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해 폭죽을 쏘아대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해맞이객들은 가족의 건강이나 취업 등 개인의 소망을 빌면서도, 최근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빌거나, 계엄 사태 수습 등 나라의 평온을 함께 빌었다.
김진호 씨(66·경기)는 "2024년 마지막 달 대한민국은 너무 혼란하고 슬픈 시간이었다"며 "을사년 새해에는 뱀이 허물 벗듯 모든 흉한 것들을 걷어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포와 정동진 등 강릉지역 해맞이 명소를 찾은 관람객은 경포 11만3940만 정동진 10만1280명, 안목 2만256명, 기타 1만7724명 등 총 25만 32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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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한 2만 9000여 명의 시민들로 붐볐다.
목도리와 모자, 장갑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표정이 엿보였다.
다만 신나는 노래가 울려 퍼지며 활기를 띠던 지난해와 달리 비교적 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푸른 뱀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소박하게 새해를 기념했다.
새해엔 좋은 일만 가득하길 염원하는 대구 시민들도 해맞이 명소인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 위에 모였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 등의 영향으로 시민들은 붉은 해가 솟아오르는 장엄함에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들을 어깨 위에 태운 채 새해를 맞은 최진수 씨(45)는 "2024년은 마음이 착잡했다"며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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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6시 30분쯤 울산 간절곶에는 ‘푸른 뱀의 해’의 힘찬 기운을 받기 위한 시민 3만명이 운집했다.
아침 기온 영하 1도의 쌀쌀한 날씨에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추위를 이겨냈다.
이날 예정됐던 해맞이 행사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를 위해 취소되자 시민들은 노랫소리 없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해돋이를 기다렸다.
이윽고 오전 7시 31분께 동해안 너머로 금빛 해머리가 떠오르자, 시민들은 "와"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간절곶의 해돋이는 포항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보다 5분 일찍 시작됐다.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시민들은 취업, 입시, 건강 등 마음속으로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최근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애도하고 나라의 안정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3시에 출발했다는 김동규 씨(54)는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마음 아프고 힘든 일들이 많았다"며 "새해에는 이 모든 일들이 국민들의 염원대로 마무리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여기 있는 모두가 저 해를 보면서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1일 오전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 전망대를 비롯해 아양교와 아양기찻길 등 금호강 인근을 찾은 시민들이 희망찬 2025년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하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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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비응항에도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년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찼던 비응항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계엄사태와 탄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유독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로 인해 시민들의 표정에는 기대감보다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다.
아내와 함께 비응항을 찾은 황 모 씨(30대)는 "지난 연말은 날씨뿐 아니라 마음도 추울 수밖에 없었다"며 "정국의 안정과 함께 가족의 건강을 소망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경남 곳곳 해맞이 명소도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경남 김해시 어방동 분성산과 사천 삼천포 대교 등에 모인 시민들은 새해 첫해를 바라보며 건강‧사랑‧취업 등 저마다의 소망을 기원하며, 힘찬 출발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한편 전국 대다수 해맞이 명소에서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공식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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